2차 전지 리사이클링 업체 새빗켐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흥행했다. 1700대1 가까운 경쟁률을 거두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보다 높게 책정했다. 앞서 공모에 나선 성일하이텍이 뜨거운 인기를 끌었던 것도 흥행에 보탬이 됐다.
25일 새빗켐은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하며 공모가를 3만500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희망 공모가격(2만5000~3만원)의 상단보다 약 16.7% 높은 수준이다. 앞서 새빗켐은 지난 20~21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1670.9대1의 경쟁률을 거뒀다. 총 1767곳의 기관이 참여했으며 이들 중 약 93%가 3만5000원 이상의 가격을 써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새빗켐이 제시한 공모가를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써 새빗켐의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1664억원, 공모금액은 374억5000만원으로 확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다. 주관사 관계자는 "주문된 물량의 약 97%가 희망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써냈다"며 "투자자들이 모두 프리미엄을 부여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2차 전지 재활용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2차 전지가 탑재되는 전기차 부문이 성장하는 만큼, 재활용 영역도 덩달아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주까지 공모를 진행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도 역대 가장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2269.71대1)을 거두며 흥행한 바 있다.
2001년 설립된 새빗켐은 2차 전지 재활용 업체다. 폐배터리 및 폐산 재활용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년도 매출액은 333억원이었으며 폐배터리와 폐산의 비중은 각각 70%, 30% 정도였다. 올 1분기까지 매출액은 103억원, 영업이익은 35억원이었다. 추세를 이어간다면 지난해 실적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새빗켐은 공모 자금을 공장 증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60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오는 2024년까지 1만8000톤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앞서 새빗켐은 지난 3월 LG화학에 전구체 복합액을 납품하기로 했다. LG화학과 고려아연의 합작 법인(한국전구체주식회사)에도 2020년부터 10년 동안 전구체 복합액을 공급할 방침이다.
일부 자금은 신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로도 쓰인다. 새빗켐은 태양 전지 폐패널에서 실리콘, 은 등의 유가 금속을 회수하고자 자체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새빗켐은 오는 26일~27일 이틀 동안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코스닥 상장은 다음 달 4일로 예정돼 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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