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왕이 태어난다는 산…휠체어·유모차로도 오른다고? [인터뷰]
입력 2022-07-25 08:36  | 수정 2022-07-25 09:36
발왕산 천년주목숲길. [사진 출처 = 발왕산 모나파크]

서울에서 2시간 정도 강원도 평창을 향해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면 '왕이 태어날 기를 가진 산'이란 뜻의 발왕산(發王山)이 나온다. 태백산, 오대산 등과 함께 태백산맥을 이루는 명산이다. 한자를 풀이하면 이 곳에서 시작하는 것은 모두 최고로 만들어주는 산이란 의미도 된다.
한류의 첫 단추로 꼽히는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 역시 발왕산이었다. 실제, 작가진이 몇 달 동안 이 곳에 머물면서 집필을 했고 드라마 촬영이 본격 시작되자 촬영본을 서울로 옮기지 않고 여기서 편집까지 한 일화는 유명하다.
신달순 발왕산 모나파크 용평리조트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기자와 만나 "국내 최초의 현대식 스키장도 발왕산에 들어섰다. 한류는 물론 한국의 레저문화가 탄생한 곳도 바로 이 곳"이라면서 "하지만 지난 50년 동안 '스키 타러 가는 곳'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을 뿐 국내에서 12번째로 높은 고산임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이 곳을 사계절 여행은 물론 비즈니스 수요를 갖춘 국내 최고의 마스터피스(걸작)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해발 1458m의 발왕산은 소백산이나 치악산보다 높다. 스키장이 들어선 것도 이 산세 덕분이지만, 주로 겨울에만 관광객이 몰렸다.
접근이 많지 않았던 덕분에 발왕산은 약 1800년 된 둘레 4.5m의 주목이 오랜 시간을 견뎌 자리를 굳건히 했고, 두 종류의 나무가 하나의 몸통을 이루는 '마유목', 속이 비어 있어 안에 사람이 들어가 참선이 가능한 '고해주목' 등 희귀목들이 자리하게 됐다. 서울대 정문을 빼닮아 합격의 나무로 불리는 '서울대 나무'도 있다.
발왕산 천년주목숲길에 있는 마유목(오른쪽)과 겨울의 주목. [사진 출처 = 발왕산 모나파크]
매일 410t 취수가 가능한 천연 암반수인 발왕수도 단순 식수 뿐 아니라 화장수 등 다양하게 개발 중이다. 발왕수는 서울대 연구 결과, 일반 생수에 비해 나트륨 성분이 낮고 바나듐, 규소 등 약수 성분은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 대표이사는 "발왕산은 약재나무로 둘러싸여 연구와 보존가치도 높은 곳이다. 그야말로 콘텐츠가 무궁무진한 곳"이라며 "천년주목숲길 데크길을 이용하면 산속임에도 거친 등산로나 계단 없이 편안한 산책길로 정상에서부터 이 곳 모두를 둘러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왕산 관광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정상 서밋랜드를 통해 천년주목숲길 데크길과 바로 연결된다.
그동안 교통 약자와 노약자 등은 산을 타기 어려웠지만 이번에 데크길이 완성돼 3.2km에 달하는 숲길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지난 2019년 초 산림청이 시공하고 발왕산 모나파크 용평리조트가 지원을 맡아 착공한 뒤 구간별로 준공하면서 지난달 말 최종 완공됐다.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으로 숲길 곳곳에 8개의 가든과 쉼터를 갖췄다.
데크 아래에서 풀과 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데크길이 설계돼 산림 훼손도 최소화했다.
발왕산 루송채 조감도. [사진 출처 = 용평리조트]
천년주목숲길이 어르신과 아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여행코스라면, 이달 착공하는 프리미엄 콘도는 비즈니스 수요를 노렸다. 엔데믹 도래로 호텔에서 업무를 보는 '워케이션'이 늘어나는 가운데 미래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스마트 빌딩 겸 단독주택형 고급 리조트 공간을 만들어 업무와 휴식이 한 곳에서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오는 2024년 루송채란 이름으로 완공된다.
소나무 숲 속에 자리할 프리미엄 비즈니스 콘도인 루송채엔 3층짜리 단독건물이 단지 형태로 60채 들어서며 각 층이 엘리베이터로 연결된다. 143평부터 248평까지 4종류로, 호텔급 케이터링 서비스를 비롯해 캠핑이 가능한 특화 정원, 별도 테라스, 최신식 비즈니스 공간 등이 설계됐다.
업무공간인 만큼 세대별로 프라이버시를 강화해 진입로부터 층간계단, 전용 정원, 테라스까지 독립적이되 통창으로 발왕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어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신달순 발왕산 모나파크 용평리조트 대표이사. [사진 출처 = 매경DB]
신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자택은 저택 수준이 아닌 마을 형태를 띄고 있다. 중요한 업무는 이 곳에서 본다고 알고 있다"며 "발왕산은 최고의 명소터다. 비즈니스객에겐 휴식과 집중력 높은 업무 공간을, 여행객에겐 쉼과 산의 기운을 주는 최고의 명작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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