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신간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
입력 2022-07-22 18:02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뇌는 완전한 파악이 불가능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우리는 뇌에 관해 많은 환상을 품고 있다. 드라마·영화·소설 등에서 번쩍이는 두뇌를 가진 천재 주인공이 인류의 오래된 난제를 척척 풀어내고, 초능력자가 뇌의 기억과 의식을 지배하며 타인을 조종하는 내용의 판타지 소설에 열광하기도 한다. 하지만 뇌는 인간의 환상을 자극하기보다는 우리의 일상에서 아주 밀접하게, 아무도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 놀라운 활약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25번째 책인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21세기북스)』가 최근 출간됐다. 서가명강 시리즈는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분야별 최고의 서울대 교수들의 명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는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이인아 교수가 뇌 활동에 관심많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책으로 뇌가 학습하고 기억하는 근본적인 이유와 원리를 다루고 있다. '뇌가 우리 일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우리 뇌의 '학습' 메커니즘을 밝히고 있다. 뇌가 새로운 정보를 맞닥뜨렸을 때 이를 어떻게 저장해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그 저장된 정보를 미래의 행동과 계획에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뇌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를 통해 여러 기억들이 총체적으로 기능하면서 인류로서 오랫동안 생존해온 비결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AI) 간에 비교를 통해 AI가 따라올 수 없는 뇌의 우수성에 대해서도 뇌인지과학자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또한 <매트릭스〉나 〈메멘토〉 등의 영화부터 AI 관련 뉴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해온 뇌 인지와 관련한 이슈들을 사례로 다룬다.
저자인 이인아 교수는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학과장으로 재직중이며 서울대 심리학과 학·석사, 미국 유타대에서 신경과학으로 2002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 미국 아이오와대 심리학과에서 조교수로도 일했다. 그는 박사과정 때부터 뇌의 해마가 학습과 기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해온 이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다. 한국뇌신경과학회의 총무이사와 학술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올해 한국뇌신경과학회로부터 연구의 우수성과 국내 뇌과학 커뮤니티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장진학술상을 받았다.
[김병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