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BBC, 유모 불륜·임신설 조작에 사과…"다이애나 인터뷰하려고"
입력 2022-07-22 07:39  | 수정 2022-07-22 07:51
BBC에 배상받은 왕실 유모. / 사진=연합뉴스
윌리엄·해리 유모에 3억 넘게 배상
BBC 사장 "해당 프로그램 다시는 방영하지 않을 것"

과거 영국의 다이애나비의 인터뷰 성사를 위해 두 아들을 돌보던 유모의 불륜·임신설을 조작한 BBC가 사과했습니다.

BBC는 현지 시각 21일 다이애나의 아들들을 돌본 유모가 찰스 왕세자와 불륜 관계이고 가졌던 아이를 지우기까지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작됐음을 인정, 사과하고 상당 금액을 배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더 타임스는 배상 금액이 20만 파운드(약 3억 1,000만 원)라고 보도했습니다.

BBC는 1995년 11월 방영된 '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는 마틴 바시르가 추진하던 다이애나 인터뷰를 위해 유모와 관련한 의혹이 조작됐다고 시인했습니다.

법원에서 공개된 자료에는 BBC와의 협상이 결정적 단계에 이른 1995년 10월 다이애나가 자신의 변호인에게 유모 알렉산드라 프티퍼가 임신중절 수술을 받았고 관련 증명서를 곧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티퍼는 사실이 아님을 입증하려고 의료 기록까지 제출했지만 다이애나는 믿지 못했습니다.


프티퍼의 변호인은 그동안 의혹의 출처를 몰랐는데 BBC가 인터뷰를 하려던 중에 나온 것 같고, 이로 인해 심각한 개인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프티퍼는 전혀 근거 없는 의혹이었다는 점을 BBC가 인정한 것은 안도되지만 법적 조치를 한 후에야 사과를 했다는 점은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BBC 팀 데이비 사장은 "프티퍼와 찰스 왕세자, 그의 아들들에게 다이애나를 속인 것과 그로 인한 영향에 관해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데이비 사장은 해당 프로그램을 추후 다시는 방영하지 않고 다른 방송사의 방영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 당시 바시르는 다이애나비의 환심을 사 인터뷰를 성사하려는 목적으로 서류를 여러 건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BC는 현재 관련자들에게 줄줄이 배상 중입니다.

다이애나 전 비서에겐 10만 파운드, 문서를 위조하는데 바시르에게 이용당한 그래픽 디자이너에겐 75만 파운드, 바시르의 사기에 관해 알리려다 묵살당한 프로듀서에겐 5만 파운드를 지급 결정했습니다.

왕실 지정 복지재단에는 150만 파운드를 기부했고 조사 비용으로도 140만 파운드를 사용했습니다.

평판도 크게 훼손됐는데, 윌리엄 왕세손은 지난해 BBC 인터뷰가 부모의 사이를 악화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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