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나랏빚 느는데 감세 가능?…국회 문턱 넘을까?

【 앵커멘트 】
윤석열 정부의 첫 세제 개편에 대해서 경제부 배준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우선, 조금 전 이야기도 나왔지만, 다주택자 종부세가 상당히 많이 내려가네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해 드릴까요.

서울과 대전에 집을 세 채 보유해 총 공시가격이 37억 원인 경우의 종부세를 따져봤습니다.

지금 기준이면 다주택자 중과가 적용돼서 종부세가 1억 3,200만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개편안이 통과되면 종부세는 2,100만 원이 됩니다.

또 내년 공시지가가 29억 원으로 추정되는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를 가진 경우를 계산해 볼까요.

기존엔 종부세 2,070만 원을 내야 하는데, 이번 개편안 기준으론 666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 질문 2 】
집 여럿 가지고 계신 분들은 좋을 것 같은데, 서민들 입장에서는 체감이 안 될 것 같고요.

서민들이 체감할 감세 조치는 어떤 게 있나요?

【 기자 】
요즘 전세금이 많이 올라 월세 거래로 전환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무주택 세대주가 부담하는 월세에 대해서 세액 공제율을 12%에서 15%로 높입니다.

또 근로소득자들의 식대 비과세 한도를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늘렸습니다.

월 20만 원까지는 식대 명목으로 회사에서 받는 돈은 과세 대상이 안 되는 거죠.

문화비 소득공제에 영화관람료가 추가돼 연말 정산할 때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올해 연말까지 한정으로 대중교통 사용분의 소득공제율도 두 배로 높였습니다.

【 질문 3 】
감세 규모가 다주택자와 무주택자 간에 차이가 좀 크네요.

국가채무가 1천 조를 넘은 상황인데, 들어오는 세금은 깎아주면 그만큼 나라 곳간이 더 비는 것 아닙니까?

【 기자 】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 따라 조세수입 측면에서 약 13.1조 원 수준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국세수입의 3% 수준으로, 통상적인 국세 증가 규모인 5%보다 낮은 수준인데다, 내년부터 4년에 걸쳐 감세가 발생해서 정부는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당장 내년에는 13조 원 중 6조 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해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오히려 세제 개편으로 경제가 활성화되니까 장기적으론 세수 확대로 이어질 거라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추경호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세수감소가 그냥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소비·투자 확대에 기여한다, 이것은 곧 우리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데 나타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최근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세제 개편을 통한 경기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는데요.

다만 정부 지출의 구조조정을 통해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 질문 4 】
결국 국회를 통과해야 시행될 수 있을 텐데요. 종부세도 법인세도 지난 정권에서 중점을 둔 정책들인데 민주당에서 쉽게 동의할까요?

【 기자 】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세제 개편에선 문재인 정부에서 높였던 법인세 최고세율도 낮추고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도 줄이는데요.

민주당은 법인세 개편이 재벌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되는 부자 감세라고 비판하며 반대 입장을 밝혀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인터뷰 :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부자 감세'라고 비판받았던 MB 정부의 정책을 재탕하는 것…. 소수 재벌 대기업 등에 혜택이 집중되는 법인세 감세 등으로 국가 재정이 축소되는 일은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업의 투자 확대를 위해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며 세제 개편 추진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 인터뷰 : 권성동 /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좋은 일자리는 민간에서 만듭니다. 기업의 활발한 투자를 위해 과감한 세제개편이 필요합니다. 법인세 인상은 소탐대실입니다."

【 앵커멘트 】
경기는 둔화하고 물가는 치솟는 상황에서 나라 경제와 국민을 위한 세제 개편이 무엇일지 여야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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