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20대 사이에서 휴가 계획을 놓고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휴가철이지만, 비용 부담에 휴가를 포기한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 20대 평균 휴가비 56만2000원…상위 30%는 125만8000원
21일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20대 10명 중 7명은 올해 여름휴가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알바천국이 20대 102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4.9%는 '휴가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고, 25.1%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휴가 계획이 있다고 밝힌 비중은 전년 동기(41.1%)보다 33.8%포인트 늘어났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자(43.4%, 복수응답), 가족·친구의 제안으로(40.5%), 스트레스·우울감 해소를 위해(40.4%) 휴가를 가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상이 회복돼서 휴가를 가겠다는 이들도 25.2%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이용객들이 탑승수속을 밟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눈여겨볼 점은 휴가 계획이 없다고 밝힌 이들 중 44.4%가 비용 부담을 문제 삼은 것이다. 외식비는 물론, 교통비와 숙박비 등 물가 상승이 곳곳에서 이뤄지면서 올해 평균 휴가비용은 56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6만2000원보다 21.6% 상승했다.반면 20대의 상위 30% 사이에서는 올해 평균 휴가비용이 125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4명 중 1명이 경제적인 이유로 휴가를 포기한 것과 사뭇 대조된다.
◆ 휴가 가는 20대 10명 중 3명은 "용돈으로"…'휴포족' 잇따라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도서관 열람실에서 학생들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휴가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존 아르바이트 급여를 이용하겠다는 응답(44.8%,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용돈(32.6%)이나 저축 금액(27.6%)을 활용하겠다는 답변도 있었다.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응답은 19.6%를 기록했다.휴가를 계획 중인 20대 중 37.9%는 국내 해수욕장·계곡 등에서 물놀이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펜션·풀빌라 등 '펜캉스'은 19.8%, 프리미엄 호텔·리조트 등 '호캉스'는 15.1%를 각각 기록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최근 지속 중인 고물가 현상의 영향으로 휴가를 포기하는 '휴포자'가 잇따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대의 경우 기성세대보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거나 경제활동 기간이 짧아 '휴포족' 비중이 더 클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모님 등 가족과 함께라면 부담이 적겠지만, 대학생·취업준비생이 혼자 휴가를 계획하기엔 부담스러운 시기"라며 "여윳돈이 있더라도 하반기에 대비해 휴가를 단념하는 20대 소비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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