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115억-85억-56억, ‘억’소리 나는 남자들이 살아난다면… [두산 팀결산]
입력 2022-07-21 10:02 
115억원의 사나이 김재환이 과연 두산의 후반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까. 그의 거포 본능이 살아나야만 두산도 살 수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프로 스포츠는 많은 돈을 쓰는 팀이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후폭풍 역시 거셀 수밖에 없다.
최근 두산 베어스는 FA 기간이 될 때마다 외부 영입은커녕 ‘집토끼를 잡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화수분 야구로 버텨왔던 것도 결국 한계가 올 터. 일단 거액을 품에 안겨 잡은 선수들이 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게 현실이다.
현재 두산에서 거액 몸값을 자랑하는 건 김재환(34). 허경민(32), 정수빈(32) 정도로 볼 수 있다. 각각 115억, 85억(최대), 56억원에 계약한 선수들이다. 이들 중 허경민을 제외하면 앞서 언급한 ‘전보다 더 좋은 모습이라는 기준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두산의 하위권 추락과도 무관하지 않다.
먼저 김재환을 살펴보자. FA 계약 후 첫 시즌인 올해 80경기 출전, 타율 0.240 70안타 15홈런 42득점 47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0.462로 준수한 편이지만 눈에 보이는 타율이 너무도 낮다. 더불어 115억원이라는 거액을 고려했을 때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기록이다.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는 건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더군다나 50홈런으로 KBO리그 전체 홈런 꼴찌인 두산에서 15홈런을 치고 있다는 건 4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단 후반기에는 타율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풀 타임 시즌 중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FA 계약 첫 시즌을 마치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선 말이다.
거액 몸값을 받는 두산 선수들 중 허경민은 가장 모범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허경민은 그래도 올해 거액 몸값을 받는 선수들 중 가장 모범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부상으로 이탈한 시간은 다소 아쉽지만 65경기 출전, 타율 0.309 73안타 4홈런 37득점 42타점으로 두산 타선에 힘이 되고 있다. 장타율(0.428)과 OPS(0.803) 모두 중상위권에 속한다.
득점권 타율도 0.339로 높은 편이다. KBO리그 타자 중 전체 8위로 박세혁(0.340), 호세 페르난데스(0.337)와 함께 나란히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무릎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 7월에는 2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하나는 만루 홈런, 또 하나는 선두 타자 홈런으로 영양가가 높았다. 여기에 탄탄한 수비까지 선보이며 내야 수비가 불안했던 두산을 안심시키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 후반기에도 이어진다면 허경민은 분명 효자 FA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최고의 수비, 빈약한 방망이. 두산 정수빈의 후반기는 과연 전반기와 다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가장 아쉬운 건 정수빈이다. 수비는 여전히 KBO리그 최고로 평가되지만 공격 생산력이 너무 떨어진다. 74경기 출전, 타율 0.221 49안타 34득점 21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0.281,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0.09(스탯티즈 기준)로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리드오프 역할을 해내야 할 정수빈은 전반기 내내 하위 타순에 자리했다. 득점권 타율 전체 2위(0.283)인 두산인 만큼 확실한 리드오프만 존재한다면 충분히 치고 올라갈 힘이 생긴다. 결국 그 역할은 정수빈이 해내야 하며 후반기에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두산은 전반기 7위에 머물렀지만 결코 약한 팀이 아니다. 투타 전력의 잦은 부상 이탈로 인해 완전체가 된 후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억소리 나는 세 남자의 활약이 필요하다. 두산이 지불한 거액의 몸값이 결코 헛되이 쓰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