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L-CIO, S&P 500지수 소속 기업 CEO와 일반직업 연봉 비교
아마존은 6,400배 더 많아…최고 보수는 익스피디아 CEO
일각서 '그리드플레이션(탐욕 인플레)' 주장하기도
아마존은 6,400배 더 많아…최고 보수는 익스피디아 CEO
일각서 '그리드플레이션(탐욕 인플레)' 주장하기도
미국 대기업 CEO들이 지난해 급여와 주식 등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일반 직원의 300배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이 시장지배력을 악용해 상품·서비스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제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소속 기업 CEO들의 지난해 보수는 전년보다 18.2% 증가한 평균 1,830만 달러(240억 원)였습니다. 봉급과 보너스는 150만 달러였지만, 양도제한조건부 주식(990만 달러), 스톡옵션(290만 달러), 비주식 인센티브(310만달러) 등 부가적인 보수가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일반 직원의 연봉은 2020년 대비 명목상 4.7% 상승했는데, 이 경우 CEO 연봉이 324배나 더 많은 것이라고 AFL-CIO는 전했습니다.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린 CEO는 여행업체 익스피디아의 피터 컨으로 2억9,62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이는 일반 직원보다 2,897배 더 많은 것입니다.
CEO와 일반 직원의 연봉 격차는 2019년 264 대 1, 2020년 299 대 1로 점점 커졌습니다. 이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아마존으로, 무려 6,474 대 1로 나타났습니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CEO의 연 수입은 2억1,270만 달러인 반면 일반직원 연봉의 중간값은 3만2,855달러였습니다.
AFL-CIO는 연봉 격차가 큰 기업의 경우 CEO가 가장 큰 몫을 거둬가는 승자독식 철학을 취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반면 격차가 작은 기업은 고임금 일자리 창출과 직원 투자에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습니다.
미국 달러.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CEO 수입 증가율이 직원보다 더 큰 것은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탐욕에 의한 인플레)의 징후라면서 기업들이 이윤을 늘리고 CEO의 보수를 높이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물가가 40여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치솟은 것에 대해 집권 여당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러한 '탐욕 인플레이션'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핑계 삼아 대기업들이 시장지배력을 악용해 상품·서비스 가격을 필요 이상으로 올리면서 물가난을 가중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미국 최대 육류가공업체 타이슨푸드가 코로나19 유행 기간 육류 공급가격을 높여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을 받는 등의 사례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백악관 역시 이러한 주장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와 관련해 대기업의 '가격 부풀리기'를 겨냥한 법안까지 추진 중입니다.
반면, 반대 진영에선 그리드플레이션이 존재하지 않거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과장됐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일했던 경제학자 제이슨 퍼먼은 "(기업의) 탐욕은 물가 상승에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라면서 "여기에 초점을 맞추다간 오히려 물가난의 실제 원인과 해법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NYT는 기업이 탐욕으로 인플레이션을 즐기고 있다면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하는 기업 주가를 설명할 수 없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