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반기 임대차 계약 2건 중 1건이 월세…트리마제서 셋값 1000만원 나와
입력 2022-07-20 14:06  | 수정 2022-07-20 14:40
서울시내 일대 아파트의 모습. [강영국 기자]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서울지역 부동산 임대차 계약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계약이 대폭 증가하면서다.
20일 대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전·월세 계약 건수가 이날까지 총 46만4684건 접수됐다. 지난해 동기(35만4512건) 대비 31% 이상 급증했다. 상반기 기준 임대차 거래량이 40만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로 처음이다.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압박,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부동산 시장을 향한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에서 매매 및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어렵게 전세대출을 받아 이자를 상환하는 것보다 월세를 지출하는 것이 더 유리한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월세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24만6064건으로 지난해 동기(15만8546건)보다 55% 넘게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기준 월세 거래량은 2018년 13만6266건→2019년 14만1929건→2020년 15만1501건→2021년 15만8546건에 이어 올해까지 4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체 거래 중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상반기 53%로 뛰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월세 계약 비율이 전세 계약 비율을 역전한 것은 올해가 최초다. 반면 전세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21만862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19만5966건)과 비교해 약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평균 월세금액도 뛰었다. 강북권은 2020년 6월 99만3000원에서 지난달 120만1000원으로 21%가량 올랐다. 강남권은 같은 기간 122만3000원에서 131만4000원으로 8% 가까이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중 보증금이 아닌 셋값만 1000만원 이상인 계약도 사상 최다치(67건)로 확인됐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면적 84.5402㎡는 지난달 20일 보증금 2억원에 월세 1000만원으로 임대차계약서를 썼다. 지난 1월 월세(570만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비싸진 것이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평범한 시민들이 주거비를 마련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월세가 좋아서 월세 또는 반전세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금과 빅스텝 등의 영향으로 월세에 대한 선호도와 가격은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내 집을 마련하는 시기도 미뤄지게 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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