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배고픔에"…야산서 생활하던 40대, 마을 음식 훔치다 적발
입력 2022-07-20 13:00  | 수정 2022-07-20 13:43
광주 북부경찰서 / 사진=연합뉴스
부모님 돌아가신 후 야산 속 움집 살아와
정신질환에 기초생활보장 수급 사실도 몰라

배고픔에 농막에서 음식을 훔치다 적발되자 주인을 폭행하고 달아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오늘(20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농막에서 빵과 음료수를 훔치다 발각되자 농장 주인을 우산 등으로 폭행한 혐의(준강도 등)으로 40대 A 씨에게 구속영장 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신질환이 있는 A 씨는 지난달 14일 오전 5시쯤 광주 북구 석곡동의 한 마을에 있는 농막에 침입해 냉장고에 있던 음식을 훔치고, 농장 주인인 B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농막 냉장고에서 음식이 자꾸 사라지자 이를 수상하다고 여긴 농장 주인 B 씨는 아침 일찍 농막에 나왔다가 A 씨의 범행을 목격했습니다. 이에 B 씨가 "왜 훔치냐"고 소리치자 A 씨는 들고 있던 우산과 주먹으로 피해자를 수차례 폭행하고 도망쳤습니다.


경찰은 인근에 CC(폐쇄회로)TV가 없어 잠복수사에 나섰고, 사건 발생 한 달여만인 지난 18일 오후 4시 27분쯤 음식을 훔치러 다시 농막에 온 A 씨를 현장 검거했습니다. 검거 당시 A 씨는 덥수룩한 머리에 허름한 옷가지를 걸친 행색이었습니다. 그는 인근 야산에서 움집을 지어놓고 생활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조사 결과 A 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다른 가족들과의 인연을 끊고 야산 속 움집에 살며 배가 고프면 마을로 내려와 음식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때 그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매달 수급비가 지급되는데도 본인이 수급자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음식 등을 훔친 여죄 4건을 추가 확인했습니다. 그는 "생활비가 없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음식을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재범과 보복할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구속되더라도 치료감호소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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