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와 정면승부 택한 커쇼 "올스타인데 초구에 변화구는..." [현장인터뷰]

오타니 쇼헤이의 '초구 공약'에 안타를 내준 내셔널리그 선발 클레이튼 커쇼(다저스)가 소감을 전했다.
커쇼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 게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등판, 1이닝 무실점 기록했다.
첫 타자 오타니와 승부가 관심을 끌었다. 오타니는 경기 시작 직전 FOX와 가진 그라운드 인터뷰에서 통역없이 영어로 "퍼스트 피치, 퍼스트 스윙"이라 짧게 답하며 초구 공략이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리고 그 약속을 정말로 지켰다. 초구 90.9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등판을 마친 뒤 인터뷰를 가진 커쇼는 "올스타 게임인데 초구를 브레이킹볼을 던질 수는 없었다"며 정면승부를 택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타구가 담장밖으로 나가지 않았으니 내가 이긴 것"이라는 말도 더숱였다.
'혹시 체인지업을 던질 생각은 없었나'라는 질문에는 "체인지업은 몇 경기째 던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타니는 안타로 출루했지만, 견제구로 잡아냈다. 그는 "견제로 잡을 생각은 없었다. 어떤 공을 던져야할지 몰랐고 경기 흐름을 약간 지체시키고 싶었는데 통했다. 덕분에 투구 수를 아꼈다"며 의도된 견제사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생애 첫 올스타 선발 등판에 나선 그는 "올스타는 상반기 최고의 선수들이 나오는 자리 아닌가. 지금 최고의 투수가 누구인지는 다 알고 있다"며 자신에게 선발 자리를 양보한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 그리고 내셔너리그 감독 브라이언 스닛커에게 감사를 전했다. 알칸타라에게는 따로 연락까지 했다고.

커쇼는 오타니와 정면승부를 택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그는 "선발 등판도 특별한 것이지만, 올스타에 뽑히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이다. 여기에 이 곳은 내게 많은 의미가 있는 곳이다.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즐거운 시간도 있었다. 내게는 정말 특별한 곳"이라며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올스타 선발 등판에 나선 것에 대한 의미도 전했다.
이번 올스타를 "정말 재밌게 즐겼다"고 밝힌 그는 "젊었을 때는 앞만 바라보며 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느꼈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게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고, 이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해하고 있다. 아마도 2주전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올스타에 나간다고 하면 아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올스타 출전의 특별함에 대해서도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