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장·알바생 이구동성
"휘핑크림에 곰팡이도…인건비 받아야"
"휘핑크림에 곰팡이도…인건비 받아야"
실시를 앞둔 '일회용컵 보증금제'와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오아시스 프로젝트' 등으로 개인 텀블러 사용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씻지도 않은 텀블러를 가져와 세척을 요구하는 손님이 많다는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페에 텀블러 가져올 때 왜 안 씻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동네에서 작은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한다는 글쓴이 A씨는 "텀블러를 가져오는 손님에게 커피값에서 100원 할인해 준다. 그런데 대부분 손님이 텀블러를 가져올 때 전에 있던 내용물을 안 버리거나 안 씻고 가져온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이날도 어떤 여자분이 오셔서는 안에 헹구고 커피를 담아달라 해 텀블러를 열었는데 얼마나 오래됐는지 안에 부패한 정체불명의 흰 거품이 가득한 음료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A씨가 텀블러를 헹구고 커피를 담아 건네자 손님은 "안에 요거트 있었는데 잘 닦은 거 맞냐"고 재차 물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장 앞에 쌓인 일회용컵. / 사진=연합뉴스
그러자 해당 글에는 카페에서 일하다 비슷한 경험을 한 누리꾼들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이들은 "텀블러 열어보면 세척해야 하고 게다가 텀블러 할인까지 해 달라고 하면 진짜 화난다", "카페업 하는데 반은 안 씻어서 가져온다"며 공감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단호하게 텀블러 세척이 필요해서 테이크아웃 잔에 주겠다 이렇게 말하는 게 좋겠다", "텀블러까지 씻어주는 줄은 몰랐다. 안 씻은 텀블러는 할인해줄 게 아니라 설거지 인건비까지 더 받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글이 올라오자 댓글에는 또 다른 카페 사장과 아르바이트생들의 비슷한 경험담이 이어졌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B씨는 휘핑크림에 곰팡이 핀 것도 받아봤다며 경험담을 전했습니다. B씨가 고객에게 "물로만 헹궈드려서 이거는 안 될 것 같다" 하니 고객은 세제 설거지를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B씨는 이를 거절하고 일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한 후 텀블러 할인은 안 된다고 하자 해당 고객이 항의글을 올렸다고 토로했습니다.
환경부는 오는 12월 1일부터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으면 음료값 외에 보증금 300원 내도록 하고, 컵을 반납했을 때 이를 돌려주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당초 지난달 10일 시행하려했으나, 소상공인들이 인력이나 라벨 비용 부담 등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유예됐습니다.
오아시스 서울.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1회용품 사용 억제 캠페인의 일환으로 여름 시즌에 맞춰 '오아시스 서울' 프로젝트를 구상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커피니, 감성커피 등 9개 카페 프랜차이즈 734개 매장과 분식·국밥집 등 음식점 216개 매장, 기타 67개소를 포함한 총 1017개 매장이 참여합니다. 특히 스타벅스는 서울 지역 603개 전 매장이 동참합니다.
식수를 얻으려는 시민은 오아시스 서울 스티커가 부착된 매장에 텀블러를 지참하고 방문하면 됩니다. 참여 매장은 '스마트서울맵'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여를 희망하는 카페, 음식점은 시 홈페이지에서 '오아시스 서울 프로젝트'를 검색하거나 QR코드를 스캔해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프랜차이즈, 협회 단위로 참여하려면 서울시 환경정책과로 별도 신청하면 됩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