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희열 결국 하차…"표절 아냐" vs "정도 지나쳤다" 공방
입력 2022-07-19 09:14  | 수정 2022-10-17 10:05
가수 겸 작곡가인 유희열 / 사진 = 스타투데이
평론가 정민재 "내 귀에 비슷하다고 표절?"
평론가 이대화 "정도 지나치면 스스로 멈춰야"

가수 겸 작곡가인 유희열이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해온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습니다. 유희열은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는데, 이번 표절 논란을 두고 "누리꾼의 광기처럼 느껴진다"는 옹호와 "정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멈춰야 한다"는 비판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유희열은 오늘(19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600회 녹화를 끝으로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합니다. 표절 의혹이 제기된 지 한 달 만입니다.

앞서 전날(18일) 유희열은 소속사 안테나를 통해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600회를 끝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13년 3개월이라는 긴 시간 아껴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올린다"며 "프로그램과 제작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주까지 마지막 녹화를 진행하려 한다"고 직접 하차 소식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자신을 둘러싼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시간을 부정 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며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 들이기가 힘든 부분들"이라면서도 "이런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제 자신을 더 엄격히 살피겠다"고 전했습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측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KBS는 하차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표절로 몰아가며 광기 보여"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1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는 것 같아 괜히 보태고 싶지 않았지만, 인터넷을 떠도는 표절 의혹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정 평론가는 "코드 진행 일부가 겹친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며 "원곡자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 모를까, 찰나의 음표 진행 몇 개가 겹치는 것도 표절이 되지 않는다"면서 "높낮이와 속도를 조정해서 비슷하게 들리는 곳 또한 마찬가지다. 내 귀에 비슷하게 들린다고, 내 기분이 나쁘다고 표절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 문제가 된 '아주 사적인 밤'과 'aqua'의 경우, 유희열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말처럼 '메인 테마의 유사성'이 느껴지는 정도다. 말 그대로 메인 테마가 닮았다는 것"이라며 "이 역시 표절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원곡자 역시 유사한 것은 인정하나 표절은 아니며 후속 조치가 필요치 않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원곡자가 확인한 사안을 두고 제 3자가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고, 별 의미도 없다. '8마디가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는 말을 구태여 하는 건 스스로 우스워지는 꼴일 뿐만 아니라 원곡자를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위 말의 당사자인 김태원 씨는 작가로서 두 곡의 8마디가 똑같다는 말에 책임질 수 있나"라고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그룹 부활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김태원은 이번 표절 논란을 두고 "표절은 병"이라고 날 선 반응을 보인 바 있습니다.

정 평론가는 "지금 제기된 의혹 중 상당수는 누리꾼의 광기처럼 느껴진다. 애초에 이렇게까지 올 일이 아니었다"며 "표절이 아닌 곡들을 내 귀에 의거해 표절로 몰아가는 행위에 공감하기 어렵다. 이쯤에선 소동이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도 지나치면 결국 문제 터져"

가수 겸 작곡가인 유희열 / 사진 = MK스포츠

반면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내 생각에 유희열은 레퍼런스와 창작의 경계가 아슬아슬한 사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평론가는 "(유희열을 옹호하는 측은) 유튜버들의 의혹 제기가 허망하다고 하는데, 내가 듣기엔 'Happy Birthday To You'는 정말 비슷하다. 아니 어떻게 가사까지 (똑같냐)"며 "특정 아티스트와 곡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만드는 방식도 문제될 것 없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생각하면 스스로 멈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 것에 관대해지면 결국 이런 문제들이 터진다"며 "'레퍼런스 하더라도 이렇게 하면 나중에 문제된다'의 예로 평가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지 왜 기준을 낮추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가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유희열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아주 사적인 밤'이라는 곡과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지난 1999년 발표한 곡이 유사하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후 성시경의 곡 'Happy Birthday To You' 등 추가 표절 의혹이 이어졌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부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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