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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종이의 집' 김지훈 "이주빈과 파격 베드신, 부담 있었지만…"
입력 2022-07-19 07:02 
김지훈이 자신이 연기한 `덴버`에 대해 `착한 친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 넷플릭스
배우 김지훈(41)이 '종이의 집'으로 '실장님 전문 배우'라는 꼬리표를 확실하게 뗐다. 그동안 보여준 적 없던 거친 캐릭터로 새로운 매력을 뽐냈다.
지난달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극본 류용재, 연출 김홍선, 이하 '종이의 집')는 천재적 전략가 교수(유지태 분)의 계획 아래 해킹, 위조, 무력, 탈출 등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강도단이 조폐국을 점령, 인질을 잡고 세상에 없던 돈 4조를 훔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지훈은 머리보다 몸이 앞서는 덴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지훈은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만큼 반응을 기대했다. 엄청난 파급력 아닌가. 최선을 다해서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런 기회가 주어져 감사했다"면서 "예상보다 좋게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지인들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더라"며 만족스러워했다.
극 중 김지훈이 연기한 '덴버'는 단순하고 다혈질이기는 하지만 심성이 착한 인물이다. 인질이자 조폐국 경리 담당 직원 윤미선(이주빈 분)이 임신한 줄 알고 몰래 빵이나 우유 등을 따로 챙겨주기도 하고 인질들이 모두 일할 때 일을 하지 않도록 배려해주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미선이 내연관계였던 조폐국장 조영민(박명훈 분)의 사주로 스마트 워치를 통해 외부와 연락을 취한 사실이 들통나면서 베를린(박해수 분)이 죽이려 하자 총으로 다리를 쏴 죽인 척하며 목숨을 구해주기도 했다. 결국엔 미선과 사랑에 빠진다.

김지훈은 그동안 실장님이나 변호사 등 유복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며 '실장님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덴버를 김지훈은 어떻게 해석했을까.
김지훈은 "덴버라는 캐릭터 자체가 복잡한 심리를 가진 인물이 아니라 단순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면서 "대본에 적힌대로 해석했다. 주어진 상황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덴버는 착한 친구다. 그래서 아빠가 보면 안타까운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겠더라. 자기도 모르게 사고를 치게 되는데 신념 자체는 바르다. 그런 캐릭터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와 비슷한 점이라면 제가 덴버만큼 단순한 사람은 아니지만 불의를 보면 못참는다는 점이 비슷하더라"고 덧붙였다.
김지훈은 또 "작품이 변한 만큼 원작 속 덴버를 따라갈 생각을 안했다. 그렇지만 웃음소리는 놓칠 수 없겠더라. 덴버의 아이덴티티같은 시그니처 아닌가. 나만의 캐릭터를 만든다고 웃음소리 마저 지워버리면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웃음소리는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덴버는 단순해 머리보다 몸을 더 먼저 쓰는 캐릭터답게 다른 캐릭터들 보다 액션 신이 많았다. 또 사투리를 유창하게 구사해야 하고 미선과 베드신까지 있었던 만큼 작품 준비 과정에서 신경쓸 부분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훈은 "덴버가 길거리 싸움꾼이었기 때문에 액션이 많을 것 같았다. 촬영 한참 전부터 복싱이나 무에타이, 실전 격투기 등을 미리 체득해야 할 것 같아서 운동을 많이 했다. 그런데 액션이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 조금 더 많길 바랐다"고 아쉬워했다.
또 "베드신 이야기를 듣고 노출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께 '홀딱 다 벗는다. 파격적 베드신 할거다'라고 들었다. 그래서 부족함 없이 준비해야겠다 싶었다. 내 모습에 부끄러움이 있으면 안되겠더라"면서 "운동과 다이어트를 많이 했다. 코로나19로 헬스장이 문을 닫을 때여서 집앞 철봉에서 운동했다. 철봉으로 많은 운동을 할 수 있다는걸 느끼고 그때부터 열심히 했다. 원래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이 아니다. 평소 체지방이 11~12%대인데 작품을 위해 7%대로 유지했다"고 각별한 노력을 들려줬다.
김지훈은 베드신에 대해 부담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제공| 넷플릭스

극 중 덴버와 미선은 조폐국을 점거한 강도단과 인질이라는 상당히 간극이 있는 사이임에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격정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베드신을 보여줬다.
김지훈은 "정신없이 찍었다"면서 "오래 연기했지만 이런 노골적인 베드신은 처음이었다. 집중해서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차마 모니터링 할 수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저와 이주빈 모두 베드신에 부담이 있었다. 고난을 앞둔 동지처럼 동병상련과 전우애를 느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지훈은 또 "(덴버가) 미선이에게 한 번에 마음을 뺏긴 것 같다. 미선이가 예쁜 여자니까 인질이지만 남자로서 잘해주고 싶은 게 자연스러운 마음이었던 것 같다"면서 "긴박하고 진땀나는 상황 속에서 들판에 핀 야생화같은 사랑이다. 미선이를 위한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고, 미선이가 위기에 처할 때 흑기사처럼 나타나지 않나. 여성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러브라인을 연기하며 기대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탄탄한 몸과 함께 덴버의 또다른 매력으로 꼽힌 것은 장발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김지훈에게 장발을 박제해야 한다"는 글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김지훈은 장발로 덴버 캐릭터에 디테일을 줬단다. 김지훈은 "디테일에 신경썼다. 조폐국 들어가기 전에는 장발이고 안에서는 긴머리가 거추장스러우니 묶었다. 움직임이 많아지는 상황이 오면 머리가 헝크러진다. 이런 부분을 촬영할 때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공개된 뒤 호평을 받은 것은 김지훈의 외적인 모습이었지만 막상 김지훈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은 사투리였단다. 김지훈은 "사투리에 대한 감각이 없었다"며 막막했던 준비 과정을 회상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은 사투리였어요. 저는 서울 토박이라 사투리에 대한 감각이 없었습니다. 들으면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사투리를 구분만 할 정도였어요. 사투리에 신경을 쓴 이유는 덴버 캐릭터가 단순하고 무식하고 다혈질인데 그런 모습을 표현하려고 하다보니 표준어로는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이 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 있을텐데 그걸 뛰어넘으려면 (보여준 적 없었던) 사투리 연기가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완벽하게 구사하려는 목표로 연습했어요."
김지훈은 사투리 구사를 위해 3개월간 두 분의 선생님에게 집중 과외를 받았다. 김지훈은 "사투리 억양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변화무쌍 하지 않나. 그래서 그 억양을 익히기 위해서 대본에 억양마다 화살표 표시를 해서 공부했고 선생님께 합격을 받을 때까지 연습했다"면서 "처음 배운 분은 표준 사투리를 구사하는 분이셨는데 조금 더 거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 강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선생님께 추가로 배웠다"고 귀띔했다.
덴버는 아버지 모스크바와 함께 미선과 러브라인 못지 않은 찰떡 케미를 보여줬다. 김지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이원종과 실제로도 더욱 관계가 끈끈해졌단다.
"사투리를 맞춰보려고 촬영 전부터 왕래를 했습니다. 대본에 아버지라고 부르는 부분이 있어서 처음부터 호칭을 아빠라고 했죠. 저희 사무실이 강남이고 아버지 댁이 먼데 사무실까지 자전거를 타고 오셔서 함께 연습했어요. 자연스레 정감이 가는 부자 관계가 형성 됐습니다. 촬영장에서도 제 친아버지처럼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도 '기승전덴버'로 제 칭찬을 하셨어요. (이원종이) 강도단 안에서는 가장 연장자이신데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친화력이 있으시더라고요"(인터뷰②에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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