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머스크 측근 충돌…러시아계 도박사 vs 몰몬교도 금융인
입력 2022-07-18 08:18  | 수정 2022-10-16 09:05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계 도박사에 7조5000억원 관리 맡겨…측근 반발하자 물러나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7조 원이 넘는 자선 재단 관리를 둘러싸고 그의 측근들이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금껏 머스크 최측근은 모건 스탠리 출신인 재러드 버철로 꼽혔습니다. 보수적인 모르몬교도인 버철은 모건스탠리 출신 전직 은행가로 머스크의 재산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에서 조언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러시아 태생의 프로 도박사 이고르 쿠르가노프(34)란 인물이 머스크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쿠르가노프는 4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뒤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 도박사가 됐습니다. 2012년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포커대회에서 100만 유로(약 13억3000만 원)를 손에 넣은 것을 계기로 정상급 선수로 명성을 얻은 그의 통산 상금은 1,800만 달러(약 238억 원)에 달합니다.

그가 머스크의 측근이 된 것은 여자친구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의 여자친구 리브 보어리는 머스크의 연인이었던 캐나다 출신의 팝가수 그라임스(본명 클레어 바우처)와 밀접한 관계였고, 21018년 이후 쿠르가노프 커플과 머스크 커플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쿠르가노프와 머스크의 친분은 더욱 두터워졌습니다.


쿠르가노프는 머스크의 자택에서 숙식을 함께 하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머스크는 자선활동에 대한 쿠르가노프의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그는 지난겨울 57억 달러(7조5000억 원)에 달하는 테슬라 주식을 기증한 자선 재단의 운영을 쿠르가노프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머스크의 재산 전반을 관리하는 버철은 이 같은 결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쿠르가노프는 머스크 자선 재단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머스크는 지난 5월 쿠르가노프를 자선 재단 운영에서 손을 떼게 해달라는 버철의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머스크가 버철의 요청을 받아들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WSJ은 러시아 출신인 쿠르가노프에 대해 연방수사국(FBI)이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외국 세력이 미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하는 FBI가 쿠르가노프가 단기간에 머스크의 최측근으로 부각한 배경을 의심쩍은 눈으로 바라봤다는 것입니다. 버철도 FBI의 움직임을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스크 재단 측은 재단의 기금이 쿠르가노프가 아이디어로 제시한 각종 사업에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한편 트위터 인수 계약 파기와 관련해 트위터로부터 소송을 당한 머스크가 15일 신속한 재판 진행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 측은 이번 사건을 서두르려는 트위터의 정당화될 수 없는 요구를 법원이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트위터는 지난 12일 440억달러(약 58조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 계약을 파기한다고 선언한 머스크가 인수 합의를 이행하도록 강제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의 경기침체와 회사가 불확실성에 발목을 잡힐 위험성을 이유로 들어 9월 중순께 심리를 열어달라는 신속재판 청구를 함께 제출했습니다.

지속되는 시장의 위험, 트위터를 괴롭히려는 머스크로 인한 경영상 손해로부터 트위터와 그 주주를 보호하려면 빨리 결론이 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트위터의 소송은 앞서 머스크가 스팸(가짜) 계정 현황에 대해 트위터가 불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계약상 의무 위반을 이유로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한 데 대한 대처였습니다.

머스크의 변호인은 이날 제출한 청원에서 "가짜·스팸 계정을 둘러싼 핵심적 논쟁은 트위터의 가치에 근본적인 것"이라며 "이는 또한 극도로 방대한 사실과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확인에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심리 일정을 내년 2월 13일 또는 그 이후로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대출도 내년 4월 말까지 유효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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