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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펫 사업' 키우는 녹십자, 애니멀고 유상증자 참여
입력 2022-07-17 17:18  | 수정 2022-07-17 20:24
녹십자홀딩스가 반려동물 플랫폼 스타트업 '애니멀고'에 투자를 단행했다.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홀딩스는 최근 애니멀고의 보통주 2만1697주를 취득했다. 애니멀고가 진행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현재 녹십자홀딩스의 지분율은 발행 주식 수의 43% 정도다. 주당 인수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녹십자홀딩스는 이번 투자에서 회사의 기업가치를 100억원 안팎으로 평가했다. 시장 관계자는 "초기 단계로 성장성이 높은 설립 3년 차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이라며 "앞 단계(얼리 스테이지) 투자여서 프리IPO(상장 전 투자)라고 간주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녹십자홀딩스가 투자에 나선 건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성 때문이다. 녹십자홀딩스는 지난해 계열사를 통해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3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5년(1조9000억원) 대비 79% 늘어난 규모다. 연구원은 2027년까지 관련 시장 규모가 6조원대까지 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녹십자홀딩스 관계자는 "보유 자산을 고도화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2019년 설립된 애니멀고는 종합 반려동물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유치원과 호텔, 카페 등을 한 곳에서 찾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애니멀고'를 만들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논현동과 도봉구, 제주에서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애니멀고는 딥러닝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감정과 나이, 배변, 혈통 등을 분석해 건강 관리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펫 용품과 사료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회사 측은 이 데이터를 모아 오프라인 매장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수의사뿐만 아니라 데이터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한 것은 이 때문이다.
올 초 애니멀고는 초기 기업 투자에 주력하는 퓨처플레이를 주주로 맞이했다. 당시 투자를 주도한 권오형 퓨처플레이 파트너는 "애견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기술적 역량, 사업 확장이 가능한 다양한 파트너십 체결 등 세 가지 요소에 주목해 애니멀고에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IB업계에선 대기업에 이어 중견기업들도 반려동물 산업에 진출하는 상황에 주목한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반려동물 1위 쇼핑몰 '펫프렌즈'를 인수했다. GS에 이어 아모레퍼시픽, 대한제분, 토니모리 등이 유관 분야에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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