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주요 원인으로 인사·경제 상황 꼽아
한일 관계 회복 '악영향' 우려..."적극적 대일 외교 불투명"
한일 관계 회복 '악영향' 우려..."적극적 대일 외교 불투명"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2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이자 일본 언론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 초기와 닮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한국갤럽이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37%로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49%)보다 적었다고 설명하며, 지난달 초만 해도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3%에 달했는데 한 달 만에 16%포인트 가량 추락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닛케이는 "새 대통령이 취임한 뒤 약 100일 동안을 '허니문' 기간이라 부른다"며 "야당·언론 등이 새 정부 출범을 지켜보며 비판을 피하는데 한국에선 이 기간이 일찍 끝났다"고 짚었습니다.
또 이러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와 닮아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닛케이는 "미국산 수입 소고기 광우병 논란에 휘말렸던 이 전 대통령은 취임 70일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고, 100일 되던 시점엔 10%대까지 추락했다. 이런 점에서 두 대통령은 굉장히 닮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주요 요인으로는 '인사' 문제를 꼽았습니다.
검사 시절 측근들을 정부 요직에 기용하면서 '검찰 공화국'이라는 오명이 붙은 것이 자질 논란에 휩싸이게 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에 달하는 등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점도 지지율을 끌어내렸다고 닛케이는 진단했습니다.
국정원이 박지원·서훈 등 전 국정원장을 고발한 사건을 전하며 지지세력 결집을 위해 전 정권의 비리를 추적하는 한국 정치의 전통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일본과의 관계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일본은 최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압승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협의가 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는데, 윤석열 정부의 경우 지지율 추락으로 고민이 많아 적극적으로 대일 외교에 나설지 불투명하다는 것입니다.
도쿄신문 또한 윤 정부 취임 후 2개월 만에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전했습니다. 여당 국민의힘 지지율도 더불어민주당에 역전을 허용하는 등 "역풍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에 대해서도 원고 관계자가 참석 보이콧을 한 점을 지적하며 "대일 협의 전 여론을 정리할 수 있을지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을 내세우며 지난 5월 정부 출범 전 일본에 정책 협의단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악영향을 미칠까 주시하는 양상입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