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클럽 다녀온 뒤 어지럼증·피가래 나와"…'강남 역병' 정체는?
입력 2022-07-15 14:49  | 수정 2022-07-15 15:00
클럽 / 사진 = 연합뉴스
강남 클럽 방문한 뒤 유사한 증상 호소하는 이들 늘어
전문가들, '레지오넬라균' 발생했을 확률 높다고 분석
레지오넬라균, 빌딩 냉각탑·에어컨 등에 존재…여름철 많이 발생


서울 강남 소재의 클럽을 다녀 온 뒤 어지럼증·근육통, 심지어 혈액 섞인 가래가 나왔다는 사례가 나와 관할 구청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네이버 카페 '클럽365' 등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이른바 '강남 역병'에 관한 글이 여럿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강남 소재의 클럽을 방문한 뒤 객혈·고열·호흡곤란·인후통이 오고, 기침이 몇 주간 지속되거나 폐에 통증이 있다는 증세를 호소하며 이를 '강남 역병'이라고 칭했습니다. 이때 병원에 갔더니 코로나19와는 무관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사진= 네이버 카페 '클럽365' 갈무리


한 누리꾼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강남 역병에 걸렸다. 강남 클럽에서 걸렸다"고 밝히며 "코로나19에 걸린 적은 없지만 (강남 역병) 걸린 사람들 죄다 코로나19보다 아프다고 한다. 나는 그냥 일반 독감 같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열이 펄펄 끓는 것은 기본이요, 코도 막히고, 목도 매우 아프고 기침도 나오고 콧물도 나오고 염증가래도 나왔다"고 적었습니다. 이 누리꾼은 "코로나19 검사도 했지만 자꾸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현재로서는 클럽 건물 냉방 시설로 인한 문제일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레지오넬라균'이 발생했을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에 따르면 레지오넬라균은 제3군 법정감염병으로 빌딩의 냉각탑과 에어컨, 샤워기, 장식부수 등에 존재하며 비말형태로 인체에 흡입돼 전파됩니다. 주로 여름철인 6월~8월에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합니다.

레지오넬라균 검사 / 사진=연합뉴스


감염 증상은 레지오넬라증(폐렴형)과 폰티악 열(독감형)으로 나뉘는데, 폐렴형은 만성폐질환자, 흡연자, 면역저하자 등에서 빈번히 발생합니다. 이때 발열, 오한,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 근육통, 두통, 전신 쇠약감, 식욕부진, 위장관증상, 의식장애까지 일어납니다. 폐렴형의 경우 치사율은 감수성에 따라 다양하나 입원환자의 경우 40~80%입니다.

독감형의 경우 유행시 발병률은 90% 이상이며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 빈발합니다. 2~5일간 지속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며, 권태감, 근육통, 발열, 오한, 마른기침, 콧물, 인두통 설사, 구역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레지오넬라증은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24시간 이내 관할 보건소 감염병관리과로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시 3일 이내 역학조사가 들어가는데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울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약 한 클럽 안에서 계속해서 같은 환자가 발생했다면 해당 장소의 에어컨 등 냉방시설 위생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아 레지노엘라 균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며 "호흡기 전문가에게 검사를 받으면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치료가 가능한 만큼 관련 증세를 가진 환자는 빠르게 내원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현재 관할구청은 관련된 클럽 내 냉방장치 위생관리 주의를 요청하고 점검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지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mat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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