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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수혜주라던데…한은 '빅스텝'에도 금융주 줄줄이 신저가
입력 2022-07-14 16:1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통적인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가 발빠른 긴축 환경에서도 부진한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간의 격차 확대보다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날 장중 4만4450원까지 하락해 전날 4만5000원에 이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KB금융에 이어 금융주 가운데 시총 2위인 신한지주도 3만3900원으로 신저가를 찍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2일 3만5650원, 13일 3만5350원에 이어 이날 3만4650원까지 하락해 3거래일 연속 신저가 행진을 이어갔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3곳이 신저가를 경신한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1만1400원으로 지난 7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1만1150원과 차이가 크지 않다.

이날 하루 동안에도 KB금융(0.11%)만 1틱 상승했고 신한지주(-1.73%), 하나금융지주(-2.38%), 우리금융지주(-1.31%) 등은 줄줄이 떨어졌다.
금융주의 부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코스피는 지난달 13.15%, 이달 들어 0.25% 하락했다. KB금융은 지난달 -20.28%, 이달 -5.61%로 코스피보다도 낙폭이 더 크다. 신한지주도 지난달 -13.94%, 이달 -7.69%,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난달 -20.51%, 이달 -10.80%로, 코스피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투자 환경을 보면 금융주의 주가 부진은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주는 금리 인상기에 주가 강세를 보이는 종목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빠르게 상승하면서 예대마진이 커져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통상적인 인상폭인 0.25%포인트의 2배인 0.50%포인트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에 이어 7월에도 인상되면서 0.50%포인트에서 8개월여 만에 1.75%포인트나 상승했다. 여기에 물가 상승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연말까지 0.50~0.75%포인트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금리 인상에도 금융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권가에 팽배해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가 닥치게 되면 빚을 갚지 못하는 개인과 회사가 늘면서 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이자 장사'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도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대출 금리에 대한 공공성 강조 때문이며, 그 외에도 미국 은행주의 약세, 부실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지난 2 년 간 조금씩 주주환원 등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까워지고 있던 상황에서 은행주 투자자들은 최근 실망감이 크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자연스런 대출금리 상승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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