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카카오엔터, 기업공개 막히자 글로벌 PE서 자금 유치나서
입력 2022-07-13 17:30  | 수정 2022-07-13 19:00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섰다. 복수의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서 최소 6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모아 엔터테인먼트 인수·합병(M&A) 자금 등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투자 유치 작업을 시작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록 등 복수의 글로벌 PEF 운용사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6000억원에서 1조원까지 조달 가능한 구조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관사 측은 PEF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이번 투자에 참여하기 위해선 최소 2000억원을 출자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번에 유치한 자금을 국내외 엔터 기업 M&A에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데, 해당 거래에 필요한 자금이 6000억~1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각종 지식재산권(IP)을 지닌 기업들의 M&A도 적극 검토 중이라 보유 현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는 건 녹록지 않은 투자 시장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굵직한 기관들이 출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이어가면서 시중 유동성이 말라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올 초부터 프리IPO를 추진 중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와 SK온 역시 고민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IPO 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카카오가 투자 유치에 힘을 쏟는 이유다.
지난 5월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상장을 자진 철회한 뒤 주식 발행 시장은 급랭했다. 유통 주식 수가 적고 몸값 눈높이를 낮춘 코스닥 공모 기업 일부만 흥행에 성공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코스피가 2300선까지 떨어져 더 이상 상장으로 '대박'을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국내외 증권사 네 곳을 주관사단으로 뽑은 뒤 상장 시점을 저울질해 왔다.
[강우석 기자 /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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