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는 주자들이 연일 공부모임을 개최하는 가운데 이들의 세(勢) 결집 능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역 의원들로만 따지면 약 40명이 모이는 등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 모두 영향력을 입증했지만, 이를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참석여부로 좁히면 안 의원이 웃는 모습이 연출됐다.
13일 오전 김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혁신24 새로운미래(새미래)' 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엔 김 의원을 포함해 현역 의원 총 39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첫 번째 모임에선 현역 의원 46명이 참석한 것보단 약간 인원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른 아침에 열린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김 의원의 당내 영향력을 보여주는 수치라는 분석이다.
전날 '의원총회를 방불케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안철수 의원의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선 총 4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두 의원이 개최한 모임에 골고루 많은 의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윤계' 의원들은 김 의원의 13일 모임보다 안 의원의 12일 모임에 더욱 많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이철규 의원 등 소위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안 의원 모임에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날 김 의원 모임엔 불참했다. 물론 권성동 직무대행은 안철수, 김기현, 장제원 등 1차모임엔 모두 참석해 축사를 한 바 있지만 첫 2차 모임격인 이날엔 참석하지 못했다.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당장이라도 임시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출마할 수 있는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이에 이들의 신경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김기현 의원은 "저희 모임의 성격이 의원끼리 모여 공부하는 스터디그룹이어서 인사말하고 축사하는 건 보통 없다"거나 "공부모임 성격상 사실 사진촬영 기본적으로 안 하려 한다. 단체사진 안 한다" 등의 발언으로 모임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바로 전날 단체사진 촬영을 진행했던 안 의원에 대한 견제로 해석되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은 "김기현 대표님, 정말 좋은 모임에 좋은 분을 초청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곤 했지만 인삿말의 대부분을 이날 초청 강연자인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와 자신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전날에도 안 의원의 토론회에 참석한 김기현 의원은 "제가 안철수 의원의 3년 선배"라고 친분을 과시하면서도 "안 의원은 우리 당과는 많은 우여곡절과 인연이 있었지만 당적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대로 자신은 당을 한번도 떠나지 않고 지켜온 뿌리정신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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