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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에 주식 부호도 별 수 없네"…김범수 5조·이재용 2조 날려
입력 2022-07-10 10:02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진 출처 = 카카오]

최근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는 약세장이 펼쳐진 가운데 국내 33개 주요그룹 총수들의 주식 재산 가치가 13조원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기업분석기관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주식평가액 1000억원 이상(6월말 기준)인 그룹 총수 33명의 전체 주식 평가액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초 62조6325억원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51조4462억원으로 13조1862억원 줄었다.
33개 그룹 총수의 올해 1월 초 주식 평가액은 64조6325억원이었다. 약 두 달 후인 3월 말에는 59조7626억원으로 약 5조원이 줄었다. 6월 말에는 3월 말보다 주식가치가 더 떨어졌다. 연초 대비 20.4%가 줄었는데, 6개월 만에 그룹 총수들의 주식재산의 5분의 1이 날아간 셈이다.
조사 대상 총수 33명 가운데 29명이 올 상반기에 주식 평가액이 감소했다. 주식 평가액이 가장 많이 떨어진 총수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으로 4조7690억원이 줄었다. 김 전 의장이 보유 중인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올 초에 비해 각각 37.3%와 47.3% 하락했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8일 종가 기준 31조 9473억원으로 코스피 10위 기업이다. 지난달에만 해도 시총이 29조원대로 추락해 30조원을 밑돌기도 했으나 지난 5일 주가가 7만원선을 회복하면서 시총도 올랐다. 하지만 지난 1월 3일 시총(종가 기준 51조424억원)과 비교하면 상반기에만 20조 가까이 줄었다.
카카오는 현재 주가도 여전히 연중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6월 24일 장중 17만300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8일 7만1800원에 거래를 마쳐 약 1년 만에 절반 가격도 안 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 달에만 무려 8번의 신저가를 경신했고, 이달 4일에는 장중 6만6200원까지 떨어져 또 다시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카카오는 국내 경기 부진으로 광고, 커머스, 웹툰 등 주요 비즈니스와 성장 둔화 우려가 부각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2분기 매출액 성장 대비 영업이익 성장이 더딘 이유는 게임과 웹툰을 비롯해 지급수수료율이 높은 컨텐츠 부분의 전사 매출 비중이 50%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우마무스메 출시와 웹툰 관련 마케팅비가 2분기 집중적으로 집행된 것도 마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2조1530억원 줄어 김범수 전 의장 다음으로 감소 폭이 컸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개인 투자자는 올해에만 삼성전자를 15조1883억원 순매수했는데, 2위 순매수 종목인 NAVER의 순매수액이 2조56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매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들어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장중 5만5700원까지 떨어져 또 한 번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7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이 비교적 선방해 6만전자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 외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2147억원),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1조1069억원) 등도 올 상반기 주식 평가액이 1조원 넘게 빠졌다.
반면 약세장에도 주식 평가액이 오른 대기업 총수도 있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541억원)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현대중공업그룹·1219억원), 이우현 OCI 그룹 부회장(480억원↑),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275억원) 등 4명은 연초 대비 주식 재산 가치가 올랐다.
한편, 조사 대상 33명 가운데 주식 평가액이 1조원 이상(6월말 기준)인 총수는 11명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 평가액이 12조3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정진 명예회장(9조795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7조4578억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3조2207억원), 최태원 SK 회장(2조7918억원) 등의 순이었다.
[사진 제공 = 한국CXO연구소]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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