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첫 '존엄사 할머니' 201일 만에 숨져
입력 2010-01-11 00:02  | 수정 2010-01-11 01:55
【 앵커멘트 】
국내 첫 존엄사 집행이 이뤄졌던 김모 할머니가 결국 어제(10일) 오후 숨졌습니다.
자가 호흡으로 견뎌온 지 200여 일 만입니다.
이상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6월 23일 연세의료원에서 국내 첫 존엄사 집행으로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던 김 할머니.

곧바로 사망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6개월 이상 자가 호흡으로 생명을 이어왔지만 결국 어제(10일) 오후 숨졌습니다.

▶ 인터뷰 : 박창일 / 연세의료원장
- "신부전증과 폐부종 등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별세했습니다."

인공호흡기를 뗀 지 201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날로부터는 328일 만입니다.

김 할머니는 몇 차례 고비를 넘기기도 했으나 최근 산소포화도와 소변량이 급격히 줄어들며 병세가 크게 악화됐습니다.


결국 어제(10일) 오후 아들, 딸, 사위 등 온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눈을 감았습니다.

▶ 인터뷰 : 심치성 / 김 할머니 사위
- "주로 사랑한다는 얘기했고요. 또 그동안 살아오시면서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렸어요."

공교롭게도 5년 전 고인이 된 남편과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숨을 거둬 주위를 숙연케 했습니다.

이렇게 김 할머니의 생명은 끝이 났지만, 의료사고를 둘러싼 분쟁은 여전합니다.

▶ 스탠딩 : 이상범 / 기자
- "유가족과 병원 측은 오늘(11일) 오전 검찰과 협의를 통해 부검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의료사고 여부 등을 최종 가릴 예정입니다."

'존엄한 죽음'이라는 화두를 우리 사회에 던졌던 김 할머니.

이번 사망을 계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존엄사의 법제화가 앞당겨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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