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낙연 "아베 피습, 용납할 수 없는 범죄…민주주의 위기 느껴"
입력 2022-07-09 14:03  | 수정 2022-07-09 14:05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피격 소식 접하고 그대로 밤 새워…무거운 침묵에 짓눌렸다"
"서로 개인적 신뢰 지키며 지낸 사이…민주주의 위기 느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 유세 중 숨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명복을 빌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베 총리의 명복을 빈다. 가족과 일본 국민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힌 그는 "충격이다. 워싱턴 시각으로 8일 새벽 2시 조금 넘어 잠에서 깼다가 아베 총리 피격소식에 접하고, 그대로 밤을 샜다. 새벽기도에 다녀왔더니 아베 총리 별세 보도가 나왔다. 무거운 충격에 짓눌려 다른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와 함께 활동한 시절을 회상한 이 전 대표는 "아베 총리와는 제가 국회의원으로 일하던 2000년 대 부터 총리로 함께 일하던 최근까지 서울, 도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러 차례 만났고, 회담도 몇 차례 했다"며 "정치외교의 문제에서 늘 생각이 같았던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 신뢰는 지키며 지냈다. 그런 만남의 기억이 하나하나 떠오른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미국에서도 그렇지만, 아베 총리 피격에서도 저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느낀다. 인류가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성숙시켜 온 민주주의가 여기저기서 부서지는 것을 목도하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다시 지혜를 짜고 용기를 내야 한다. 극단세력의 무도한 폭력이나 일부 지도자의 일그러진 성정 등 그 무엇으로도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는 다시 경계하며 결의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앞서 정치 명문가 출신의 아베 전 총리는 제90대 및 96~98대 총리를 지냈습니다. 일본에서는 정치사의 한 획을 그은 엘리트 정치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으로 기억됩니다.

가두연설 중 괴한의 산탄총에 맞아 쓰러진 아베 전 총리. / 교도통신

그는 이날 오전 나라(奈良)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역에서 자유민주당 참의원 선거 가두연설 중 괴한의 산탄총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당시에는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오후 5시3분경 결국 숨졌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중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한편, 일본군 위안부를 향해 망언을 일삼는 등의 행동을 해 뭇매를 맞은 바 있습니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9조를 개정해 일본을 전쟁 가능국으로 바꾸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생을 마감했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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