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군부대의 '녹물 샤워기'…씻을수록 트러블 생겨

하얗던 필터가 '녹색' 이물질로 뒤덮여
문제제기 했지만…軍 "어떡하겠냐 참고 써라"
상황 심각해지자 "앞으로 더욱 관심 기울이겠다"

한 육군 간부가 군부대 관사의 수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과 이로 인한 피해를 폭로했습니다.

오늘(7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수방사 강남서초훈련장 관사 실태'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52사단 210여단 강남서초예비군훈련대에서 근무 중인 9년 차 간부라고 밝힌 제보자는 "전입 온 지난해 8~9월부터 부대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씻은 뒤 몸이 가려운 느낌이 들었고 녹물이 계속 식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물로 계속 씻다 보니 피부에 트러블이 발생했고, 피부가 너무 안 좋아지는 것 같아 샤워기 필터를 구매하기 사용했다"며 한 달 정도 사용한 샤워기 필터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에는 녹색 이물질이 잔뜩 끼어 있는 필터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제보자는 "이게 22년도 군대 관사에서 봐야 할 모습인지 모르겠다"며 "수질관리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보일러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찬물로 샤워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심지어 부대 측에 문제 제기를 했으나 '어떡하겠냐, 참고 써야지', '물탱크가 오래돼서 어쩔 수 없다' 등의 답변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보자는 "관사에 쓰이는 물탱크와 기간병들이 쓰는 물탱크가 하나로 통합되어 있어 병사들 또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9년차 말년 중사가 오죽하면 육대전에 제보를 하겠냐. 당장 바뀌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창피한 줄은 알았으면 좋겠기에 제보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부대 관계자는 "해당 숙소의 샤워기를 필터가 내장된 제품으로 교체하여 추가 이물질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이주를 희망하는 거주자에게는 대체 숙소를 마련하여 이주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부대는 장병 주거 복지와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더욱 세심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