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번호 조작 '변작 중계소' 운영 일당 50명 검거
'070' 전화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장비를 둔 '변작 중계소'를 운영하며 전화금융사기 범행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위반 등 혐의로 전화금융사기 일당 50명을 붙잡아 37명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원룸이나 모텔, 차량 등에 변작 중계소를 두고 검찰, 금융기관, 자녀를 사칭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73명으로부터 32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에 검거된 전화금융사기 조직은 중국 등 해외에 거점을 두고, 15개 조직을 운영해 왔습니다.
이들 조직은 변작 중계소의 경우 타인 명의 유심과 휴대전화기를 구비한 채 모텔이나 원룸에 고정형으로 장비를 설치하거나 차량에도 이동형 장비를 두고 해외에서 발신된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인 '010'으로 바꾸는 수법을 썼습니다.
고정형 중계소(원룸) / 사진 = 부산경찰청 제공
이동형 중계소(차량) / 사진 =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은 이번에 변작 중계소 38곳을 특정해 압수수색을 벌였고, 휴대전화 1천821대와 불법 개통된 유심 4천102개를 압수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통상 070 번호로 걸려 오는 전화는 받지 않지만, 010 번호는 모르는 번호라고 하더라도 혹시나 아는 사람일 수 있어 일단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한 50대 남성은 휴대전화 액정이 깨졌다며 보험을 신청해야 한다는 자녀를 사칭한 연락에 속아 신분증 사진과 계좌번호 등을 넘겨준 뒤 5억7천만 원 피해를 봤습니다.
또 60대 여성 피해자는 저금리 대환대출을 핑계로 접근한 수법에 속아 7천300만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변작 중계소 운영책들을 전화금융사기 범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변작 중계소 관련 범행 가담자가 특별 자수 기간에 자수하면 형의 감경이나 면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진우 기자 tgar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