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법무부에도 지난해 대선 공약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가족부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수사 폭을 전 부처로 넓힌 가운데 추가 사례가 드러난 것이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법무부는 "지난해 8월경 민주당 측 인사로부터 (법무부가) 20대 대선 공약 관련 요청을 받았다"며 "요청에 따른 자료를 제출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민주당의 협조 요청에 대해 법률 검토 과정을 거쳐 공직선거법 등 위반 소지가 있다며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날 "그 밖의 사항에 대하여는 관련 사건 수사 중이라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현)가 '여성가족부 민주당 대선 공약 지원'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수사중인 가운데 민주당이 다른 정부 부처에도 대선 공약 자료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해당 수사팀은 지난 5월 정부 부처에 수사 협조 공문을 보내 정당에서 대선 공약 개발 자료 등 요청이 있었는지 알려 달라고 했다. 다른 정부 부처에서 민주당의 요청에 응한 추가 사례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수사팀은 그간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과 김경선 전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고 민주당 정책연구원 핵심 당직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
지난 4일 중간간부 인사가 단행되면서 관련 수사도 다시 가동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인사로 인해 오는 8월까지 검사가 30명가량 줄게 됐지만 공공수사2부의 감축 폭은 1명(9명에서 8명으로)으로 적은 편이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2일 여가부 공무원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선관위는 지난해 '대선 공약 발굴'을 지시해 논란을 일으킨 박진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해당 사건을 대전지검에 배당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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