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친 기름값·출고대란에 '인기폭발' SUV…역시 대체불가, QM6 LPe [왜몰랐을카]
입력 2022-07-04 19:44  | 수정 2022-07-04 22:10
QM6(왼쪽)와 스포티지 [사진출처=르노코리아, 기아]

국산 SUV 중 현재 유일하게 LPG로 판매되는 중형 SUV인 QM6가 르노코리아를 또다시 먹여 살렸다. 폭등한 기름 값과 심각한 출고대란 '덕분'이다.
4일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체 판매대수는 2만6230대다. 이 중 절반인 1만3899대가 QM6 몫이다.
같은 기간 휘발유와 경유보다 저렴한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QM6는 8540대 팔렸다. QM6 판매대수 10대 중 6대가 QM6 LPG 모델이다.
캡처, 조에, 트위지 수입 중단으로 판매할 차가 부족했던 르노코리아는 QM6 LPG 덕분에 보릿고개를 넘기고 있다.

3개월이면 출고, 개소세 인하도 '확실'

오피넷 LPG 가격 [사진캡처=오피넷]
QM6 LPG는 휘발유와 경유가 최고가 기준으로 리터당 3000원에 육박했던 지난달에 4386대 판매됐다. 부품 수급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했던 전월보다 251.4% 폭증했다.
전년보다 판매대수가 감소세를 보였던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QM6 LPG 덕분에 전년동월보다 24% 증가하는 '역주행'에 성공했다.
LPG를 포함한 QM6는 극심한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신차 출고대란' 효과도 봤다.
경쟁차종인 기아 쏘렌토는 계약한 뒤 1년은 기본이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1년6개월 이상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반면 QM6 출고대기기간은 3개월 정도다. 지금 계약해도 올 연말 끝날 예정인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QM6는 지난해에도 신차가 없던 르노코리아의 판매를 책임졌던 스테디셀러다. 지난해 르노코라아는 8개 차종으로 6만1096대를 판매했다.
QM6 판매대수는 3만7747대다. 올해처럼 지난해에도 르노코리아 판매 10대 중 6대 이상을 QM6가 책임졌다.

중고차로 팔 때 좋은 가격 받아

QM6 [사진출처=르노코리아]
QM6는 출시된 지 6년이 넘었지만 역주행 인기를 이어가면서 중고차 가격도 비싸졌다.
국내 최대 자동차거래 플랫폼인 엔카닷컴이 올 1월과 3월 중고차 시세를 비교한 결과, LPG 모델인 QM6 LPe 시그니처 2WD 2020년식은 1월보다 14만원 올랐다.
중고차 시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게 정상인데 오히려 더 비싼 값에 거래된다는 뜻이다.
스포티지와 QM6 [사진출처=기아, 르노코리아]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인 첫차가 4일 발표한 7월 시세에서도 QM6 LPe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QM6 LPe는 전월보다 6.5% 올랐다. 기아 더뉴 쏘렌토는 0.4% 하락했다.
중고차 가격에 영향을 주는 잔존가치도 높게 나왔다. 잔존가치가 높으면 나중에 중고차로 되팔 때 좀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엔카닷컴이 지난 1일 발표한 '국산 LPG?차종 잔존가치'에 따르면 2020년 QM6 LPe는 88.09%로 조사됐다.
출고된 지 2년 정도면 잔존가치가 20% 정도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셈이다.

사골 비난 vs 높은 완성도 반증

QM6 신구 모델 비교 [사진출처=르노코리아]
QM6는 지난 2016년 9월 첫선을 보였다. 국산차 대부분은 출시된 지 4~5년이면 기존 모델과 완전히 달라진 풀체인지 모델로 진화한다.
QM6는 2019년 부분변경 모델로 거듭났고 이후에도 상품성을 높인 모델이 나왔지만 디자인이나 성능 측면에서는 기존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디자인이 더 개선되고 첨단 편의사양도 추가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할만한 두드러진 변화는 적은 편이다.
'사골'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신 그만큼 품질 완성도가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꾸준히 존재감을 잃지 않고, '역주행 인기'까지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QM6 [사진출처=르노코리아]
실제 QM6 역주행 비결은 유지비 부담 경감, LPG 단점 개선, 가솔린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과 승차감, 우수한 안전성이 맞물린 데 있다.
LPG 차량은 원유 정제과정이나 유전 부산물로 만들어 휘발유·경유보다 저렴한 LPG를 연료로 사용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4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리터(ℓ)당 전국 평균 기름값은 휘발유가 2120원, 경유가 2153원, LPG가 1101원이다. LPG가 1000원 이상 저렴하다.
매경닷컴이 지난 4월7일 조사할 때는 휘발유 1987원, 경유 1909원, LPG 1163원으로 나왔다. LPG는 휘발유·경유보다 리터당 800원 낮게 책정됐다.
3개월 전보다 리터당 200원 정도 QM6 LPe의 유지비 절감 효과가 커졌다는 뜻이다.

도넛 탱크, SUV 실용성도 높여

QM6 LPe 도넛탱크[사진출처=르노코리아]
QM6 LPe는 "LPG 차량은 값싼 연료비 말고는 좋은 게 없다"는 단점도 없앴다.
LPG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효율성이 떨어지고 힘도 약하다. 게다가 실린더형 LPG 연료탱크는 트렁크 공간을 차지한다. 실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르노코리아는 가솔린 모델을 앞세워 SUV 시장을 장악한 현대차와 기아에 맞서기 위해 LPG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섰다.
가솔린 엔진처럼 전자제어 고압펌프를 이용해 연료를 정밀하게 엔진에 분사해 가솔린 엔진에 버금가는 출력을 발휘하도록 LPG 엔진을 개선시켰다.
LPG차 구매를 꺼려하는 또다른 이유인 협소한 트렁크 공간 문제는 도넛 탱크로 해결했다. 도넛 탱크는 트렁크 밑에 숨어있는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들어가기 때문에 트렁크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도넛 탱크 용량은 75리터로 실린더형 연료탱크보다 용량이 40% 증가한다. LPG 60리터를 충전하면 534km를 주행할 수 있다.
도넛탱크는 상품성에 큰 영향을 주는 소음진동(NVH) 성능 향상에도 기여했다. 트렁크 스페어타이어 자리의 하부 플로어와 접촉되지 않도록 떠있는 플로팅 구조를 채택해서다.
QM6 LPe는 전기차보다 충전 불편도 적다. 주유소만큼은 아니지만 전국 각지에 2000여곳에 달하는 LPG 충전소가 있어서다.
스포티지 [사진출처=기아]
다만, QM6 LPe 역주행에 변수가 있다. 올 여름 기아 스포티지 LPG가 출시되기 때문이다. 스포티지는 준중형 SUV이지만 크기나 성능이 중형급이어서 QM6와도 경쟁한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QM6 LPe는 도넛 탱크를 장착한 국내 유일 LPG SUV로 경제성과 안전성이 뛰어나다"며 "LPG 유지비 절감 효과가 커져 판매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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