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130조원대 성장…중국 패션기업 쉬인, 표절로 성공?

WSJ "쉬인, 상표권 침해·디자인 표절 소송, 2019년 이후 최소 50건"

패스트패션 업계에서 12년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중국의 패션기업 쉬인에 대한 표절 소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제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법원에서 제기된 쉬인에 대한 상표권 침해나 표절 소송이 최근 3년간 50여 건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디자인 표절로 쉬인을 고소한 기업은 미국의 랄프 로렌과 선글라스 업체 오클리 등 대기업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직접 제작한 상품을 판매하는 영세 업체까지 다양합니다.

2008년 설립된 쉬인은 온라인 인플루언서와의 성공적 제휴와 할인된 가격, 그리고 하루 최대 6000개에 달하는 신상품으로 패스트패션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는데 이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대의 온라인 쇼핑 열풍 속에서 서구 소비자를 목표로 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피하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2년 동안 6배 증가한 190억달러(24조6600억원)로 추산, 스웨덴의 패스트패션 브랜드 H&M과 거의 같다고 WSJ이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용해 설명했습니다. 유행에 민감한 MZ세대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기업가치도 1000억달러(약 130조원) 이상으로 뛰어올랐습니다.

중국 패션업체 쉬인의 홈페이지. /사진=인터넷 캡처

그러나 WSJ은 엄청난 양의 신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배경은 디자인 표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다른 패션 브랜드의 상표를 도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쉬인은 록그룹 너바나의 앨범 디자인을 허락도 없이 티셔츠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쉬인은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공간에서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끄는 독립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디자인을 빠르게 개발해야 하는 패스트패션 업계의 특성상 표절 논란이 발생하는 것도 일상사에 가깝지만, 쉬인의 경우에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쉬인은 디자인 표절 문제에 대해 잘못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자신들은 계약업체가 공급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표절은 계약업체의 책임이라는 논리입니다.

쉬인은 성명을 통해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우리의 사업 모델이 아니다"라며 "쉬인의 계약업체들은 이 같은 회사 정책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