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미국 2차전지 배터리 공장 투자계획 재검토와 의무보유 물량 해제 등 잇단 악재에 흔들리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만은 꿋꿋이 매수세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날보다 3.91%(1만4500원) 내린 35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월 27일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3월 15일 기록한 종전 종가 기준 최저가인 35만9500원 보다 1% 가량 낮은 수치다.
국내 증시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투자계획 재검토와 이달중 예정된 주요 주주 보유주식의 6개월 보호예수 물량 해제 등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지난달 28일 미국 신규 배터리 공장 투자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줄곧 4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어 15% 이상 빠졌다. 그결과 시총도 96조원대에서 83조원대로 13조원 가량 급감했다.
다만 이 기간동안 개인들은 4123억원 규모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사들이며 각각 2195억원과 1993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도한 기관·외국인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단기간 동안 급락하는 가운데 주가 반등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의무보유 물량 1억9150만주가 해제된다는 소식은 주가 하락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미국 배터리 공장 재검토로 이미 투심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의무보유 물량이 대거 풀릴 경우 주가 상승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상장주식 중 86.1%(2억146만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될 예정이다. 이중 대다수인 1억9150만주(81.8%)는 LG화학(051910)이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4.3%에 달하는 기관 배정 주식 996만365주가 문제로 현재주가가 기관들이 배정받은 공모가 30만원을 웃돌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미 지난 4월 27일 3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풀렸을 당시에도 여러날 동안 기관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8% 정도 주가가 하락했던 선례가 있다.
증권가에서도 보호예수 물량 해제에 따른 수급 문제 등이 LG에너지솔루션 주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7월 주가를 저점으로 하반기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실적 부진, 보호예수 해제 등으로 7월 주가가 저점을 기록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52만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조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2066억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되며 이는 시장 컨센서스대비 21% 하회한 수치"라며 "2분기 원소재 가격이 급등했으나, 판가 인상의 폭은 이에 미치지 못해 수익성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올 하반기에는 판가 인상의 영역이 확대돼 수익성도 회복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강두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