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대출마 고민 중, 조만간 결단…이재명 불출마 해야"

29일 만에 국회 찾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컷오프 통과부터, 李와 의미있는 대결 가능할지 고민"
최고위원·당대표 모두 포함해 숙고 중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8월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를 숙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오늘(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출마자 연대 '그린벨트'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청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출마해주면 좋겠다고 말씀을 주시는데, 당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논의 중"이라며 "무엇보다 컷오프(경선 탈락)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이재명 의원과 경선에서 의미 있는 대결을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최고위원 출마)를 포함해서 숙고하고 있다"며 "일주일 안에 결단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고민 중인 부분이 '당 대표냐 최고위원이냐'인지, 아니면 출마 여부에 대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습니다.

아울러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해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이 의원의 불출마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날 간담회 후 일행과 이동하던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불출마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것만 말하고 가겠다"며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그는 "이 의원이 이번 선거에 나가면 결국 또 민생이 실종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면서 "또 저쪽(국민의힘)에서는 보복을 할 것이고, 우린 방어하기에 바쁜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당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저도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지현 전대 출마는 '예정된 수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의원 / 사진 = 연합뉴스

박 전 위원장이 출마를 시사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당대회 경선 구도가 출렁이게 됐습니다. 당 내에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 지도부가 한 달 만에 다시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 나오는 반면 '박 전 위원장이 출마하게 되면 보다 더 역동적인 전당대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박 전 위원장의 출마가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잠적하던 박 전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최강욱 의원의 징계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재등판 했습니다.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쏟아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전당대회 출마 전 '몸풀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도부로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만, (그만큼 선거 과정에서 저에게) 권한이 주어졌는지는 분명한 의문이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저를 포함한 전임 지도부 보다는 다른 요인이 (패배에) 더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많은 분들이 패배 책임을 물으신다면, 이는 조금 더 생각해 볼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