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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9조弗 증발한 美증시…S&P500, 52년래 최대 낙폭
입력 2022-07-01 17:46  | 수정 2022-07-01 22:54
◆ 칼바람 부는 韓美증시 ◆
올 상반기 미국 증시 시가총액이 9조 달러 증발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올 2분기에만 각각 11%와 16% 하락하는 등 202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같은 기간 22% 떨어지며 2008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성장 둔화로 타격을 입은 신흥시장의 주식과 채권이 요동친 동시에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와 헤지펀드 모두 극심한 손실을 입었다. 비트코인은 올 2분기에만 56% 급락했다. 68.1% 폭락한 2011년 3분기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6만8990.90달러)에 비해서는 71% 떨어진 상태다.
시장이 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을 것이란 염려 때문이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얼어붙었다. 이날 미 상무부는 5월 소비자 지출이 전월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0.6%)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올 들어 가장 적은 상승폭이다.
5월 소비자 지출이 둔화한 것으로 나오자 이날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상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추정한 2분기 GDP 전망치도 -1.0%로 떨어졌다. 미국의 지난 1분기 GDP 성장률(-1.6%)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 것이다. 통상 GDP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기술적 경기 침체'로 간주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 하반기 시장이 더 큰 변동성에 휘둘릴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미 연준을 비롯해 인도, 뉴질랜드 등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릴 계획인 만큼 이 과정에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면서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의 밥 미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40여 년 동안의 커리어를 통틀어 지금이 가장 도전적인 시기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하반기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시장이 상반기에 기록적인 손실을 본 경우 하반기에는 반대로 회복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다우존스 마켓 자료에 따르면 1932년, 1939년, 1940년, 1962년, 1970년 상반기 S&P500지수가 최소 15% 떨어졌던 해에는 하반기에 다시 평균 24%가 오르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박민기 기자 / 신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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