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카고 도심 '애물단지' 유명 빌딩, 구글 매입설…사무실 확장할 듯
입력 2022-07-01 11:09  | 수정 2022-07-01 11:15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 주정부 제2청사 제임스 톰슨센터 / 사진=연합뉴스
현지 언론, "헬무트 얀이 설계한 제임스 톰슨센터 구글에 매입 추진된다" 보도


미국 시카고에서 인지도는 높지만 유지 비용 등의 이유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건물을 구글이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돌고 있습니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부동산 정보업체 코스타 등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구글이 시카고 도심의 일리노이 주정부 제2청사인 제임스 톰슨센터 매입을 위해 협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 17층에 연면적 11만㎡의 이 건물은 독일 출신의 유명 현대 건축가 헬무트 얀(2021 사망)이 설계했으며 일리노이 주정부가 총 1억7200만 달러(약 2천억 원)를 투입해 1985년 완공했습니다.

이 건물은 전면이 유리로 덮였고 꼭대기 층까지 트인 둥근 중앙홀(아트리움)에서 각 층이 올려다보이도록 설계된 독특한 구조에다 얀의 명성이 합해져 완공 후 초반에는 수많은 관광객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명성이 높았던 만큼 외관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는 이들도 많았고, 에너지 효율성이 매우 낮아 유지 및 관리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 지적 역시 제기됐습니다. 또 지은 지 오래돼 손댈 곳이 많음에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보수 공사까지 지연되며 시카고 도심의 애물단지 신세가 됐습니다.

이처럼 건물 활용이 어려워 지자 일리노이 주정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제임스 톰슨센터를 매각한 후 재임대해 사용하려는 시도를 해왔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2015년에는 건물 자체를 철거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올해 3월 시카고 개발업자가 3억달러(약 3900억 원)을 들여 해당 건물을 사무실과 고급 호텔로 개조한다는 조건으로 7천만 달러(약 900억 원)에 건물을 매입했습니다. 현재 3층 이하의 저층에는 식당가와 소매점들이, 4층부터 17층까지는 주정부 사무실들이 입주해 있는 상태입니다.

코스타는 현지 언론에 '구글이 이 건물을 매입한 뒤, 중서부 본사를 이 곳으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하며, 아직 매입 예상가를 비롯한 구체적인 정보들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구글 역시 "중서부 본사인 시카고 사무소가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물리적 공간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고만 답했을 뿐 아직 해당 건물로 이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구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근무방식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가 지난 4월 다시 사무실 문을 열었습니다.

한편, 구글의 매입설이 돌자 이 빌딩에 건축적 가치가 크다고 보는 이들은 반색하며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시카고 트리뷴은 제임스 톰슨센터가 구글 건물이 된다면 최근 많은 기업이 떠난 시카고 경제중심지 라살가(街)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