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도 사람이다.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류현진(35), 그는 우리가 알던 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에서 회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첫 번째 수술에서 반대편 팔꿈치 인대를 사용한다면 두 번째 수술은 신체 다른 부위에서 인대를 가져온다. 류현진의 경우 왼손목에서 인대를 빌려와 치료했다. 2023년 여름 복귀를 목표로 재활의 터널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가 들어갈 이 터널은 깊고 어둡기로 소문난 터널이다. 2020년 11월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우완 마이크 클레빈저는 지난 5월 복귀전을 치른 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만큼 힘든 길이 앞에 놓여 있다.
복귀할 확률은 어느정도일까? '보스턴 글로브'가 지난 2018년 12월 보도한 기사를 보자. 이들이 전한 '어깨 및 팔꿈치 저널'이라는 기관의 조사 자료를 보면 197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토미 존 수술은 1429건으로, 이중 두 번 수술을 받은 경우는 93건이었다. 두 번째 수술을 받는 경우는 1996년 처음 보고됐고 이후 급속도로 늘어나 2012년 이후에는 10~20건 가량이 보고됐다. 이들중 수술 이후 이전에 뛰던 리그, 혹은 그보다 상위 리그로 돌아온 경우는 63%였다. 생각보다는 높았지만, 첫 수술을 받은 경우(73%)보다는 낮았다.
물론 이는 적은 표본을 바탕으로한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마이너리그, 대학 선수들까지 모두 포함한 조사라는 것도 참고해야한다. 투수들은 로봇이 아니다. 부상 정도나 회복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어쨌든 칼로 근육을 찢어 치료한 수술에서 돌아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한 '복귀' 여부만으로도 이렇게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선발 복귀'는 더 큰 변수가 따를 것이다. 이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두 차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복귀한 선수들은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수술 이후에도 선발로 활약한 선수들은 많지 않았다.
선수 본인은 의지가 확고하다. 그는 최근 MK스포츠를 만난 자리에서 "많은 공을 던지려고 수술을 한 것"이라며 선발 복귀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세 번 수술한 선수도 있다"며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구단도 그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 로스 앳킨스 블루제이스 단장은 "그의 운동신경, 그리고 성실함을 믿는다"며 류현진이 다시 선발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조사들은 마이너리그, 심지어 대학교 투수의 사례까지 포함한 조사들이다. 류현진은 운동신경으로는 이들중 가장 상위권에 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우리 구단의 일원이다. 우리가 경쟁하는 팀으로 거듭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한 선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최고 성공 사례는 네이던 이볼디(32)다. 고등학교 시절 한 차례 수술을 받고 2016년 두 번째 수술을 받았던 그는 2018년 복귀, 22경기에서 6승 7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고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뒤 4년 6800만 달러의 계약을 손에 넣었다. 2019시즌에는 불펜으로 내려가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21시즌 32경기에서 182 1/3이닝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수술 이후 네 시즌동안 98경기에서 27승 21패 평균자책점 3.99 기록했다.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이볼디의 경우 첫 번째 수술이 잘 이뤄지면서 두 번째 수술도 무난하게 진행됐다. 그의 수술을 집도했던 크리스토퍼 아매드 박사가 이 매체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첫 번째 수술당시 인대를 고정하기 위해 뼈에 뚫었던 터널의 위치가 적절해 두 번째 수술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었다. 새로운 터널을 뚫는 것보다 위험을 덜 수 있었다. 손목대신 다리에서 인대를 가져온 것도 도움이 됐다.
현재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고 있는 드루 라스무센(27)도 두 번의 토미 존 수술을 이겨낸 선수중 한 명이다. 프로 선수가 되기전 두 차례 수술을 경험했다.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12경기에서 58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 역할을 소화했다. 그의 이전 소속팀인 밀워키 브루어스의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더 이상 저주가 아니다"라며 두 번의 토미 존 수술에서도 선수들이 회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한때 류현진의 동료였던 크리스 카푸아노를 만날 수 있다. 2008년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718이닝을 더 던졌던 그는 지난해 3월 MLB.com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때만 하더라도 두 번째 수술에서 돌아와 선발 역할을 하며 이닝 소화를 하는 선수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재활 기술이 발전했고, 회복 과정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얻는 능력이 좋아졌으며 몸에 가해지는 부담에 대한 정보가 더 자세하게 전해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아진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분명한 사실은, 선수도 구단도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이들도 절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성공 사례는 존재한다. 류현진이 그 뒤를 잇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결국은 선수 자신이 하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한가운데로 가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토론토(캐나다)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에서 회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첫 번째 수술에서 반대편 팔꿈치 인대를 사용한다면 두 번째 수술은 신체 다른 부위에서 인대를 가져온다. 류현진의 경우 왼손목에서 인대를 빌려와 치료했다. 2023년 여름 복귀를 목표로 재활의 터널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가 들어갈 이 터널은 깊고 어둡기로 소문난 터널이다. 2020년 11월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우완 마이크 클레빈저는 지난 5월 복귀전을 치른 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만큼 힘든 길이 앞에 놓여 있다.
복귀할 확률은 어느정도일까? '보스턴 글로브'가 지난 2018년 12월 보도한 기사를 보자. 이들이 전한 '어깨 및 팔꿈치 저널'이라는 기관의 조사 자료를 보면 197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토미 존 수술은 1429건으로, 이중 두 번 수술을 받은 경우는 93건이었다. 두 번째 수술을 받는 경우는 1996년 처음 보고됐고 이후 급속도로 늘어나 2012년 이후에는 10~20건 가량이 보고됐다. 이들중 수술 이후 이전에 뛰던 리그, 혹은 그보다 상위 리그로 돌아온 경우는 63%였다. 생각보다는 높았지만, 첫 수술을 받은 경우(73%)보다는 낮았다.
물론 이는 적은 표본을 바탕으로한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마이너리그, 대학 선수들까지 모두 포함한 조사라는 것도 참고해야한다. 투수들은 로봇이 아니다. 부상 정도나 회복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어쨌든 칼로 근육을 찢어 치료한 수술에서 돌아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한 '복귀' 여부만으로도 이렇게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선발 복귀'는 더 큰 변수가 따를 것이다. 이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두 차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복귀한 선수들은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수술 이후에도 선발로 활약한 선수들은 많지 않았다.
선수 본인은 의지가 확고하다. 그는 최근 MK스포츠를 만난 자리에서 "많은 공을 던지려고 수술을 한 것"이라며 선발 복귀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세 번 수술한 선수도 있다"며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구단도 그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 로스 앳킨스 블루제이스 단장은 "그의 운동신경, 그리고 성실함을 믿는다"며 류현진이 다시 선발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조사들은 마이너리그, 심지어 대학교 투수의 사례까지 포함한 조사들이다. 류현진은 운동신경으로는 이들중 가장 상위권에 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우리 구단의 일원이다. 우리가 경쟁하는 팀으로 거듭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한 선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볼디는 두 번째 토미 존 수술 이후 가장 성공한 사례에 속한다. 사진= MK스포츠 DB
최근에 성공적인 복귀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류현진과 블루제이스 구단에게 희망적인 소식이다. 앞서 언급한 클레빈저를 비롯한 복수의 선수들이 두 번의 토미 존 수술을 받고도 성공적으로 돌아왔다.최고 성공 사례는 네이던 이볼디(32)다. 고등학교 시절 한 차례 수술을 받고 2016년 두 번째 수술을 받았던 그는 2018년 복귀, 22경기에서 6승 7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고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뒤 4년 6800만 달러의 계약을 손에 넣었다. 2019시즌에는 불펜으로 내려가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21시즌 32경기에서 182 1/3이닝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수술 이후 네 시즌동안 98경기에서 27승 21패 평균자책점 3.99 기록했다.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이볼디의 경우 첫 번째 수술이 잘 이뤄지면서 두 번째 수술도 무난하게 진행됐다. 그의 수술을 집도했던 크리스토퍼 아매드 박사가 이 매체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첫 번째 수술당시 인대를 고정하기 위해 뼈에 뚫었던 터널의 위치가 적절해 두 번째 수술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었다. 새로운 터널을 뚫는 것보다 위험을 덜 수 있었다. 손목대신 다리에서 인대를 가져온 것도 도움이 됐다.
현재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고 있는 드루 라스무센(27)도 두 번의 토미 존 수술을 이겨낸 선수중 한 명이다. 프로 선수가 되기전 두 차례 수술을 경험했다.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12경기에서 58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 역할을 소화했다. 그의 이전 소속팀인 밀워키 브루어스의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더 이상 저주가 아니다"라며 두 번의 토미 존 수술에서도 선수들이 회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한때 류현진의 동료였던 크리스 카푸아노를 만날 수 있다. 2008년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718이닝을 더 던졌던 그는 지난해 3월 MLB.com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때만 하더라도 두 번째 수술에서 돌아와 선발 역할을 하며 이닝 소화를 하는 선수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재활 기술이 발전했고, 회복 과정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얻는 능력이 좋아졌으며 몸에 가해지는 부담에 대한 정보가 더 자세하게 전해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아진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분명한 사실은, 선수도 구단도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이들도 절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성공 사례는 존재한다. 류현진이 그 뒤를 잇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결국은 선수 자신이 하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한가운데로 가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토론토(캐나다)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