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의 방문이 줄어든 데다 고환율로 인해 업황 회복세는 더딘 모습이다. 면세점 업계는 내달부터 국산품의 온라인 해외판매(역직구)를 통해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4535억원으로 4월(1조3832억원)보다 5.1% 증가했다. 이 중 내국인 매출액은 전달(1087억원)보다 12.6% 오른 1225억원을 기록했다. 두 달 연속 1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액은 1조3311억원으로 전월(1조2745억원)보다 4.4% 늘었다.
지난달 내국인 이용자 수는 77만8270명으로 전달(70만3119명)보다 10.7% 증가했다. 외국인 이용자 수는 8만8957명으로 전달(6만5283명)보다 36.2% 늘었다.
그러나 업계 속내는 편치 않다. 면세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일본 관광객의 수요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중국 봉쇄령으로 매출 비중이 큰 따이공의 발길은 뚝 끊긴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대로 오르면서 면세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업황 정상화를 위해선 방한 관광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수요 회복이 선결 과제란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중국 주요 도시 봉쇄령(락다운) 여파가 상반기까지 이어진 만큼 하반기 중국 정부 대응에 업황 회복이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찾은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면세점업계는 해외 거주 외국인에게 국산 면세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역직구'를 시작한다. 정부가 지난 3월 마련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관광객 급감과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는 면세업계 지원책의 대책의 일환이다.롯데면세점은 이날 온라인 역직구 플랫폼 '오버쉬즈 쉬핑'을 세계 면세업계 최초로 열었다. 중국과 미국, 일본 등 9개 국가를 대상으로 인기 국산 화장품과 패션 등 220개 브랜드 상품을 선보인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화장품과 K팝 음반 등 수요가 있는 국가를 중점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신사업을 통해 매출 확보에 나서는 한편, 경쟁력 있는 K-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판로개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전날 중국 물류 플랫폼인 알리바바 자회사 '차이냐오'와 업무협약을 맺고 내달부터국산 면세품 온라인 역직구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국 소비자에게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300여종의 상품을 판매한다.
신세계면세점도 7월 중 중화권을 대상으로 온라인몰을 만들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올 하반기 내 역직구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이번 사업이 새로운 탈출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준봉쇄 조처를 내린 만큼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례 없는 사업 모델이라 상황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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