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의 자산가치가 저평가돼 헐값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기선 강원도지사직 인수위원장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는 2019년 12월 31일 기준 9696억원에 달했던 알펜시아의 공식 감정가액을 2021년 10월 도의회에 5469억원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감정가액 5469억원 산출 배경에 대해 김 위원장은 "용역 당시 골프장 시세가 18홀 기준 1600억원 내외로 치솟는 등 운영여건이 호전되고 있던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공사는 알펜시아 영업손실이 영구히 지속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용역을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자산가치가 의도적으로 저평가돼 헐값 매각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인수위 판단이다. 총 사업비 1조6836억원이 투입된 알펜시아는 7115억원에 매각됐다.
김 위원장은 또 "입찰에 참여한 2개 회사는 외관상 별도 법인으로 보이지만 입찰을 앞두고 급조한 KH강원개발 관계사로 담합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에 알펜시아를 사들인 KH강원개발은 현재 토지 일부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땅 투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레고랜드 유치 과정에서 불공정 계약 문제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레고랜드 조성에 들어간 총 사업비 2600억원 가운데 중도개발공사가 영국 멀린사에 현금으로 지급한 800억원은 실질적으로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매몰비용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어 "레고랜드가 사용계약이 만료된 50년이나 100년 후 철수할 시 관련 시설은 무용지물이 된다"며 "연간 1000억원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중도개발공사에 돌아오는 수익은 1억8000만원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재산세와 과징금 등으로 납부하면 수익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춘천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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