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탈리아 덮친 최악의 가뭄…"미용실서 머리 2번 감기면 과태료"
입력 2022-06-29 16:11  | 수정 2022-06-29 16:26
가뭄에 말라붙은 이탈리아 포 강 /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 인근 소도시 '카스테나소'가 낸 지침
"위반 사례 단속 시 최대 70만원 과태료"


이탈리아 북부가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 고객의 머리를 2번 감기는 미용사에게 고액의 과태료를 물리는 지침까지 등장했다고 현지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가 현지 시각으로 지난 27일 전했습니다.

이같은 방법을 내놓은 곳은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 인근의 소도시인 카스테나소(Castenaso)입니다.

해당 도시의 카를로 구벨리니 시장은 계속된 폭염으로 가뭄 피해가 확산하고 있지만, 미용실과 이발소에서 '이중 머리감기'로 매일 수천L의 물이 낭비된다며 이달 25일 이를 금지하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인구 1만 6000명의 카스테나소에서는 이발소와 미용실 총 10곳이 영업 중입니다. 시 당국은 위반 사례가 단속될 시 최대 500유로(약 7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습니다.


이번 지침의 효력은 9월까지 계속됩니다.

그는 "개별 고객에게 사용되는 물의 양을 더하면, 수천만L에 이를 것이다. 카스테나소는 작은 도시이지만, 대도시라면 이렇게 허비되는 양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의 취지에 관해 말했습니다.

시 당국이 내놓은 관련 자료에 따르면, 수도를 계속해서 틀고 있을 경우 1분당 13L의 물이 소비됩니다. 또 누군가의 머리에 샴푸를 칠하고 헹궈내는 작업을 2차례 반복하는 데에는 최소 20L의 물이 필요합니다.

작동을 멈춘 이탈리아 밀라노 도심 카도르나 광장의 분수대 / 사진=연합뉴스


구벨리니 시장은 이같은 지침에 시민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스테나소의 한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미용사는 "다소 말이 안 되는 조치"라며 "우리가 사용하는 일부 제품의 경우 1번 헹구는 걸로는 부족하다. 또 손님의 머리가 너무 지저분할 경우 2번 머리를 감기지 않기가 어렵다"고 불만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구벨리니 시장은 지침 만료 시한인 9월 전에 이러한 조처를 수정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상황이 정말로 심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카스테나소가 속해 있는) 에밀리아-로마냐 주의 경작지에 필요한 저수량이 오는 29일분까지만 확보돼 있다"며 "7월부터는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고 염려를 표했습니다.

한편 지난 겨울부터 눈과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인 포강이 말라붙으며 이탈리아 북부는 물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북부 최대 도시이면서 이탈리아의 경제 중심지인 밀라노는 물 절약을 위해 공공 분수대의 스위치를 잠근 것을 비롯하여 상당수 도시가 시민들에게 물 사용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물 배급제까지 시행하는 상황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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