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투자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소식에 LG에너지솔루션과 모회사 LG화학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오후 1시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1만7000원(4.14%) 내린 39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시총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이날 낙폭은 지난 2월 9일 -5.72%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전날 96조570억원에서 현재 92조790억원으로 하룻새 4조원 가량 증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약세에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는 같은 시간 7.54%나 하락 중이다. 코스닥 시장의 2차전지 관련주들도 동반 약세다. 엘앤에프는 6.46%, 나노신소재는 3.11% 빠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투자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태여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 계획은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리크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2분기 중에 착공해 오는 2024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였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과 환율 상승으로 투자비가 당초 계획이었던 1조7000억원을 초과해 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한 것이다.
또 2분기 실적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Fn가이드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626억원이다. 이는 일회성 이익이 있었던 지난해 2분기 7240억원보다 63.7% 적고 1분기 2590억원보다 소폭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이번주에 나온 증권사 두 곳의 전망치는 각각 2080억원, 217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가 빠르게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데다 중국 상하이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봉쇄에 들어가면서 테슬라 공장의 가동률이 하락한 점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기 초 메탈 가격 상승에 대한 판가 전가 시점까지의 시차, 판가 전가 되지 않는 일부 메탈 가격 상승과 상대적으로 고수익 제품인 테슬라향 원통형 전지 부문의 매출 증가폭이 상하이 봉쇄 영향으로 예상보다 적었다"라면서 "현 시점에서 중요한 하반기는 주요 고객사의 2022년 말, 2023년 초 신차 출시를 앞두고 중대형 전지 출하가 크게 증가하며 매출과 수익성 개선 동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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