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 치의 바다도 뺏길 수 없다"…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기념식 열려
입력 2022-06-29 11:32  | 수정 2022-06-30 11:38

해군이 29일 오전 평택2함대에서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기념식을 갖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 의지를 다졌다.
해군은 올해부터 행사 명칭을 '승전기념식'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제2연평해전이 북한군의 기습공격에 죽음을 각오한 결연한 의지로 맞서 NLL을 사수한 해군의 자랑스러운 '승전'임을 강조했다. 해군은 관련 전적비도 '전승비'로 명칭을 바꿀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참전 장병 및 유가족을 비롯해 이종섭 국방부장관, 전현직 국회의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20년 전 이날, 자신을 버리고 조국의 바다를 지킨 고(故) 윤영하 소령, 한상국·조천형 상사, 서후원·황도현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인 서영석씨는 격려사에서 "벌써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오늘 이곳 2함대 사령부를 찾아 더욱 (아들이) 그립고, 여섯 용사들의 씩씩한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2 연평해전에서 목숨을 바쳤던 여섯 용사들의 이름을 딴 해군 유도탄고속함들이 지금 서해를 지키고 있음을 상기했다. 이어 "서후원 중사 아버지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탁한다"면서 아들의 후배 해군들에게 "불굴의 의지를 가슴에 새기고 부여받은 임무에 더욱 매진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단상에는 제2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윤영하 소령을 대신해 참수리 357호정을 이끌며 북한군과 싸우다가 오른쪽 다리를 잃은 이희완 중령이 올랐다. 이 중령은 "가슴 속에는 아직 그날의 뜨거운 피가 용솟음치고, 머릿 속에는 치열했던 승리의 순간이 생생히 떠오른다"고 회상했다. 이 중령은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했다"면서 "그 어떤 적이라도 우리 바다를 한 치라도 침범하는 순간, 그곳이 곧 그들의 무덤이 될 것이라는 굳센 의지로 뭉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적에게 기습을 허용하지 않고, 다시는 전우가 적의 총탄에 희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생사가 오가는 전투현장에서 목숨 바쳐 싸워 승리했던 제2연평해전의 영웅들 덕분"이라며 그들의 용기를 기렸다. 이 장관은 "그분들이 우리를 지켰듯이 우리는 그분들과 가족들을 지킬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과 유가족을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2연평해전은 한일 월드컵 3·4위전이 있었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경 북한의 경비정 2척이 서해 NLL을 침범, 해군 참수리 357호 고속정에 선제 기습공격을 가하면서 발발했다. 이에 해군은 즉각적인 대응으로 북측의 도발을 응징하고 NLL을 사수했다. 당시 교전에 참여한 해군 참수리 357호정에서는 정장인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했다. 북한군도 3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경비정이 화염에 휩싸인 채 달아났다.
한편 제2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조천형 상사의 딸은 아버지를 따라 해군으로 복무하기 위해 해군학군단에 지원,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해군은 "조천형 상사의 딸 시은 양이 2021년 8월 6일 부산 부경대 해군학군단에 지원해 합격했으며, 2025년 해군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상사는 제2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 20㎜ 발칸포 사수로 참전했으며, 북한군의 공격에 끝까지 맞서 함포의 방아쇠를 잡은 채 전사해 장병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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