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가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의 매각을 추진한다. 맥도날드와 버거킹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새주인을 물색 중인 가운데 맘스터치까지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는 국내 한 회계법인을 통해 주요 사모펀드와 기업 등에 티저레터(투자 설명서)를 배포하며 인수 의향을 파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 대상은 케이앨엔파트너스가 맘스터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한국에프앤비홀딩스'의 보유 지분 79%를 포함한 회사의 경영권이다. 매도자 측 희망 가격은 1조원 수준에서 언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맘스터치가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자신 상장폐지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매각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맘스터치는 앞서 지난 3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자진상장폐지 신청서를 제출했고, 한국거래소의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회사는 지난 달 말 상장폐지 됐다.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투자자 보호 대책의 일환으로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 오는 12월 1일까지 장외 매수하고 있어 지분율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12월 맘스터치를 인수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3년 만에 투자회수(엑시트)를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됐다. 당시 케이엘엔은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등을 주요투자자(LP)로 확보하고 맘스터치(당시 해마로푸드서비스)를 약 2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PEF로 인수된 후 맘스터치의 실적은 빠르게 개선됐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매출액 약 3010억원, 영업이익 39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190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은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그사이 매장수도 늘이며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브랜드 별 매장 수는 맘스터치(1330개)가 롯데리아(1330개)와 버거킹(431개), 맥도날드(400여개)를 제치고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수의 동종 업체가 매물로 나와있는 점은 부담이다. 현재 버거킹과 한국맥도날드, KFC 등이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의 핵심 사업자들이 대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버거킹의 경우 올초 공개 입찰에 나섰지만, 인수 희망 기업이 마땅치 않아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앞선 동종 기업의 매각이 흥행리에 진행되지 않은 것이 맘스터치에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KFC는 올 초 삼정KPMG를,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각각 뽑은 뒤 잠재 후보군을 물색 중이다. 세 곳의 회사가 누구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느냐에 따라 국내 햄버거 시장의 판도 역시 크게 바뀔 전망이다.
[조윤희 기자 / 강우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