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평당 1억원이 넘는 초호화 오피스텔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소득 청년층을 의미하는 영 앤 리치가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하이엔드 주거시설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더갤러리832 시즌2' 펜트하우스가 100억원대의 높은 분양가격에도 모든 물량을 소진했다. 올해 초 청담동에 공급된 '레이어청담'도 분양면적 3.3㎡당 분양가가 1억5000만원을 넘어섰지만 석 달도 채 되지 않아 계약이 완료됐다.
신고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 121㎡는 29억원에 거래됐다. 'SK리더스뷰' 전용 139㎡도 24억원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서초구 서초동 '부띠크모나코' 전용 155㎡는 34억8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1월(25억원)보다 10억원 가까이 뛴 가격이다.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 전용 247㎡는 지난 3월 100억원에 손바뀜됐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고가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청년층 재력가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강남권에 위치한 하이엔드 주거상품 계약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40대가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20대도 15%에 달했다. 이는 50·60대와 동일한 비율이다.
통계청도 지난 2020년 기준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 30세 이상 50세 미만은 총 19만3137명이었다고 발표했다. 2016년 7만704명→2017년 8만9778명→2018년 10만9110명→2019년 14만5066명 등 최근 5년간 2.7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4월 발간한 '코리안 웰스 리포트'를 참고해도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영리치(20~40대)의 평균 자산은 66억원에 달했다. 부동산에 60%를 투자했다. 영리치들이 보유한 보유 주택 수는 평균 1.7채로, 올드리치(50대 이상)의 평균 1.5채보다 많았다.
근로소득에만 의지하는 영리치는 연평균 2억1000만원을 벌고 있지만 재산소득까지 함께 누리는 영리치는 연평균 4억8000만원을 거둬들이고 있었다.
여기에 자녀가 거주할 주택을 마련해 주기 위한 중년층도 가세했다. 소유자는 부모지만 거주자는 자녀인 형태로, 향후 상속 또는 증여가 목적인 경우가 대다수다.
부동산을 상속·증여할 때 주택가격은 원칙적으로 공시가격을 기준 삼게 된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시세 대비 낮은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산정한다.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계약금만 증여해 자녀 명의로 오피스텔을 구입해도 세금을 줄일 수 있다. 10억원에 분양하는 오피스텔을 부모 명의로 계약해 준공 후 대출 없이 물려주는 경우 10억원에 대한 증여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녀 이름으로 계약금 1억원을 걸게 되면 사실상 10% 수준의 증여세만 발생하는 셈이다. 나머지는 대출과 임대보증금으로 충당이 가능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젊은 부자의 계약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피하고자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해 주택 수를 줄이는 절세 방법은 이미 보편화된 전략"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고가 오피스텔의 인기는 꾸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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