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수정 "실종된 '조양 가족', 자녀 살해 후 극단 선택했을 가능성 커"
입력 2022-06-28 11:07  | 수정 2022-06-28 11:19
조양 가족이 실종된 지역 인근 해상에서 수색을 진행 중인 전남 완도해양경찰서 수색대원들 / 사진=완도해양경찰서 제공
"밀항 가능성·범죄 피해 가능성 모두 '매우 희박'"
초등 5학년이면 상황 파악 가능…약물 사용해 무력화 가능성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 실종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현재로선 '자녀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일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27일 이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밀항 등 해외 도주를 염두에 둘 수도 있지만, 그러려면 아이를 그렇게 짐짝처럼 만들어서는 어렵지 않겠나. 밀항한다면 아이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상태로 도주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며 "'자녀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조양 가족이 실종되기 전 마지막으로 포착된 펜션 CCTV영상에 따르면, 조양 어머니(35) 이씨는 축 늘어진 딸을 등에 업고 있으며, 아버지(36) 조씨는 한 손에 비닐봉지를 든 채 바로 옆에서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부부는 조양을 승용차 뒷자석에 태우고 펜션 주차장을 빠져나갔고, 이후로 지금까지 연락이 두절된 채 실종된 상태입니다.

이 교수는 "아이를 데리고 밀항하는 게 상상이 안 된다. 밀항한다는 건 빚을 많이 진 사람의 도주 가능성인데 빚을 진 본인(조양 아버지)만 도주하면 되는 것 아닌가. 도주할 생각이었으면 옆에 여러 명을 달고 가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으며 일각에서 제기한 '밀항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범죄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매우 희박해 보인다"는 답변을 내놓으며 부정했습니다. 이 교수는 "만약 (조양 가족이) 뭔가 위험하다고 느꼈다면 완도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시 온 것을 보면 결국은 거기(완도)가 종착점이라는 판단이 선 것"이라고 했습니다.

부모님과 완도로 '한달 살기' 체험학습을 떠났다 실종된 조유나(10)양 / 사진=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4~28일까지, 그리고 29~30일까지 총 6일간 같은 펜션에서 숙박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달 28일 퇴실 후 완도를 벗어났던 이들이 하루 만에 다시 돌아와 지난 달 30일 오후 10시57분 퇴실하기 전까지 같은 펜션에 묵었다는 점입니다.

이 교수는 "보통 조양 정도 나이의 아이면 누가 업고 움직이면 깬다. (그런데 펜션 CCTV를 보면) 아이가 축 늘어져 있다. 수면제 등을 염두에 둘 만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초등학교 5학년 정도면 (여행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여행이 아닌 것을 알아채면) 저항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마 조양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게 우선이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경찰 조사를 통해 조씨가 지난해 7월 사업을 정리하고 비슷한 시기에 이씨도 직장을 그만둬 일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일가족의 카드 빚은 무려 1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일각에서 풀빌라의 하루 숙박비가 40만 원을 넘는다는 점에서 '극단 선택'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자 이 교수는 "(삶의) 마지막이면 금전적 비용은 중요하지 않지 않겠나. 아이에게 여행이라고 얘기했으니 그에 적합한 모양새를 취했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조양 가족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무런 단서가 나오지 않아 추가적인 사건 경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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