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하면 일자리 16만5000개 날아가"

경영계와 노동계가 최저임금을 사이에 두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은 일자리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시간당 1만원 지급만 현실화돼도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증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시나리오별 일자리 감소 규모를 제시했다.
분석 결과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되면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노동계의 요구대로 최저임금을 1만890원으로 올릴 경우 최대 34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가 받는 타격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종사자 5인 미만 영세사업체에서 최대 7만1000개, 최저임금이 1만890원으로 오르면 최대 14만7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겹치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지면 물가가 추가적으로 뛰는 악순환에 빠지고,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와 영세중소기업의 일자리가 예상보다 더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청년층(만 15세~29세) 및 정규직 일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청년층 일자리는 최대 4만5000개, 정규직 일자리는 최대 2만8000개가 없어질 것으로 봤다. 아울러 숙박음식점업에서도 최대 4만1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전망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본부장은 "원자재 공급난과 영세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충격이 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 기업 지불능력 고려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