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피해자 공무원 이대준 씨의 유족 측은 27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찾아 사건 관련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당론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와 김기윤 변호사를 만났다.
김 변호사는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처음에 회의 공개를 부탁했고, 그에 대해 우 위원장이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제가 황당해서 '유족이 이렇게 브리핑하는 게 언론플레이냐'고 따졌다. 이런 태도가 유족과 협의하려는 마음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변호사는 "언론플레이 관련 발언에 대해 제가 바로 따지니 우 위원장이 사과했다"며 "조카의 편지에도 답장을 전달해 달라고 했고, 그 부분도 행정착오 때문에 빨리 못 받아서 죄송하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왜 언론을 부르지 않느냐고 소리 지르길래 '왜 소리 지르시느냐. 언론플레이 하시려고 하느냐'고 한 마디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플레이라는 말을 쓴다고 화를 내시길래 묵묵히 들었다"며 "유족이 원하는 것을 청취하는 게 목적이라 주로 들었다"고 부연했다.
현재 유족 측이 요구하고 있는 자료는 ▲2020년 9월23일 NSC(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록 및 당시 회의실에 참석한 자들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 ▲2020년 9월22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한 행정관 명단 또는 이름이 포함된 자료 ▲당시 청와대가 국방부와 산하기관, 해양경찰청 등으로부터 보고받고 지시한 관련 서류 등이다.
민주당은 유족 측의 요구에 대해 27일 '서해 공무원 사건 TF'를 마련해 본격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 위원장은 유족 측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고발을 압박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시한까지 정해서 올 줄은 몰랐는데 대통령 고발부터 말씀하셔서 당황했다"며 "유족이야 그런 요청을 할 수 있으나 당은 당대로 스케줄이 있으니 오늘 구성된 당내 TF에서 유족이 전달한 내용을 검토하고 상의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저는 기본적으로 국가 안보에 큰 장애 되지 않은 이상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자료 공개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원론적 입장을 갖고 있다"며 "자료를 분류해서 이건 되고, 안 되고를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TF팀에서 검토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면담 자리에 있었던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우 위원장의 '언론플레이' 발언은 다른 의도였는데, 듣는 분이 달리 들었다면 말한 사람이 잘못 전달한 것인 만큼 바로 사과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우 위원장이 최대한 유족의 이야기를 경청했다"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이런 부분이 정치 쟁점화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셨다"고 밝혔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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