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뭔 파티가 끝나? 초대받지도 못했는데"…MZ세대 공공기관 직원들 뿔난 이유는
입력 2022-06-27 12:38  | 수정 2022-06-27 13:40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우리는 파티에 초대받은 적도 없는데 개혁 대상 취급한다"
"과도한 복지라고 하는데 줄일 복지라도 있으면 좋겠다"
정부가 강도 높은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MZ세대 공공기관 직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공공기관 방만 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높은 직원 급여 수준과 과도한 복지가 도마에 올랐지만 MZ세대 직원들은 자신들과는 먼 얘기라는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2017년 공기업의 1인당 영업이익은 1억원 가까이 났는데 최근 150만원으로 확 줄었다"며 "공공기관 종사자의 보수 수준은 오히려 대기업보다도 높고 중소기업의 2.2배나 된다"고 언급했다.
실제 매일경제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분석한 결과 36개 공기업의 지난해 1인당 평균 보수액은 8095만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공기관의 직원 평균보수도 6975만원으로 7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 기준 대기업 평균보수인 6348만원보다 모두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MZ세대 공공기관 직원들은 대기업보다 보수가 높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실제 대졸 초임을 놓고 보면 지난해 공공기관 대졸 초임은 3738만원으로 집계됐다. 세후 급여로 따지면 월 270만원 수준이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대기업)의 대졸 정규직 신입 초임은 5084만원으로 공공기관 초임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평균 급여 수준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연차가 쌓일수록 급여를 더 많이 받는 연공급 구조가 공공기관에 여전하기 때문이다. 2013년 조사된 바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연령별 평균 임금 수준은 30대 5058만원, 40대 7005만원, 50대 8095만원, 60대 이상 1억148만원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임금이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민간기업은 40대에서 평균 임금이 5089만원으로 정점을 찍고 50대 4883만원, 60대 이상 3309만원으로 내리막을 탔다.
공공기관의 연령별 임금 구조를 비교한 것은 2013년 보고서가 마지막이었다. 이에 대해 당시 연구를 수행한 라영재 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은 "현재 공공기관의 임금 구조가 당시와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연차가 올라갈 수록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구조는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Z세대 공공기관 직원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정부 정책의 피해자라는 인식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정책에 역차별을 당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정규직이 된 비정규직 직원들을 원상복구 시키는 게 공공기관 개혁의 첫걸음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2 대한민국 공공기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350개 공공기관의 정규직 인력 현원은 41만6191명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정규직 인력은 5년 사이 10만8501명이 늘었는데, 4명 중 1명이 문재인정부에서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정부가 공공기관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예고한 가운데 올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에는 여전히 '비정규직·간접고용의 정규직 전환 실적'이 평가지표로 반영돼 있는 상황이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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