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력난 日, 때이른 폭염에 '전력 주의보' 발령
입력 2022-06-27 09:14 

일본이 때이른 폭염과 지난 3월 지진 영향 등에 따른 화력발전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력부족의 염려가 높아지면서 처음으로 '전력수급 핍박(압박) 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7일 오후 4시 30분∼5시 도쿄 일대의 전력 예비율이 3.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력수급 핍박 주의보를 26일 발령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5월 마련한 체계인 전력수급 핍박 주의보를 발령하기는 처음이다. 전력 예비율이 5%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 전력수급 핍박 주의보를, 3%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면 '핍박 경보'를 발령한다.
경산성은 화력발전의 출력을 늘리는 등 전력 공급 능력을 확대하기로 했으나 전력수급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온 높아져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돌발상황이 벌어지면 전력예비율이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 필요한 최소 수준인 3%를 밑돌고 핍박 경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전력 부족의 주요 이유는 때이른 더위, 지진 영향 등으로 인한 화력발전 능력 감소, 원자력발전소 재가동 지지부진 등이 꼽힌다. 특히 지난 주말부터 때이름 폭염이 시작돼 전력수요가 늘고 있다. 25일 군마현 이세사키시는 최고 40.2도를 기록하며 일본에서 6월 기온으로는 관측 사상 가장 높았다. 이날 도쿄 도심에서도 이날 35.4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64개 관측 지점에서 35도를 넘었다.

지난 3월 지진 영향으로 화력발전 능력이 내려간데다, 일본의 전력사들이 탈탄소 움직임과 에너지 자원 가격 변동 등의 영향으로 이용률·수익성이 낮아진 노후 화력발선소의 가동을 멈추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원전 재가동이 여의치 않은 점도 일본의 전력난 배경 중 하나이다. 일본은 2011년 54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었으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점차적으로 가동을 멈춰 2012년 5월에 '가동원전 제로(0)'를 맞았다. 현재 일본이 보유한 원전은 33기이며 이 중 강화된 안전심사 등을 거쳐 재가동되고 있는 것은 10기 정도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전력원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6% 정도이다.
일본의 여름철 전력난은 이미 예상돼자 정부가 7년만에 전국적으로 절전요청에 나서기도 했다. 7월 도쿄 주변의 전력 예비율은 3.1%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광장관은 최근 각료회의 등을 통해 "올여름 생활과 경제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가능한 한 전국에서 절전·에너지 절약에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은 "실내 온도를 28도로 하거나 불필요한 조명을 끄는 등 절전·에너지 절약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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