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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보장선 일정한 수익, 하락 땐 손실 방어…안개증시서 '반짝' [WEALTH]
입력 2022-06-24 17:18  | 수정 2022-06-24 19:36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주식시장이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커버드콜(Covered Call) 펀드가 예측이 어려운 장세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커버드콜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낯선 상품이다. 그런 만큼 해당 펀드가 어떤 구조로 운용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커버드콜 펀드는 기본적으로 주식 매수를 하고 거기에 더해 '콜옵션' 매도를 통해 수익률을 더 높이고자 하는 상품이다. 콜옵션을 매도하는 이유는 이를 시장에 내다 팔아 수익을 내고 펀드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수수료 수익으로 옵션 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
콜옵션은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옵션 만기일까지 주식가격이 행사가격 아래에 있다면 매수자는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콜옵션을 매도한 금액만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만기일 주식가격이 상승하고 상대방이 콜옵션을 행사해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커버드콜 전략은 주식시장이 횡보세를 보이거나 완만한 상승이 예상될 때 양호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도 콜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통해 손실 방어가 가능한 구조다. 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커버드콜 펀드는 배당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펀드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펀드닥터에 따르면 주요 커버드콜 펀드는 올해 들어 국내외 주요 지수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령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초부터 이달 21일까지 약 3% 상승했다. 올해처럼 하락폭이 큰 장에서 상당수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피해 가지 못했다. 커버드콜 전략으로 운용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배당프리미엄펀드는 올해 초 이후 -13%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평균 -21%를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라 코스피 역시 올 초 이후 19% 떨어졌고, 나스닥100지수 역시 30%나 하락했다.
커버드콜 펀드는 장기 투자할 때 양호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신한유로커버드콜인덱스펀드는 최근 2년 수익률이 21%를 기록했고,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펀드 역시 2년 수익률이 16%를 나타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커버드콜 펀드 손실폭이 시장 하락에 따른 손실과 유사해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배당, 콜옵션 매도 수익 등이 꾸준히 발생하는 구조라 장기적으로 성과가 개선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다양한 ETF로도 손쉽게 투자 가능하다. 국내 코스피200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커버드콜 ETF는 거래소에 6종이 상장돼 있다.
올 들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 ETF는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동시에 배당금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고배당지수 종목을 매수하고 동시에 코스피200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해당 ETF는 KT&G, KT, NH투자증권, SK텔레콤 등 국내 고배당주에 주로 투자한다. ETF 이름에 들어간 ATM(At The Money)은 현재 주가지수와 동일한 행사가격의 콜옵션을 매도함으로써 매도 프리미엄을 수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콜옵션 매도로 옵션 프리미엄을 매달 현금으로 받을 수 있고 고배당주 투자로 연 3%의 배당수익까지 더해 양호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미국S&P고배당커버드콜 ETF는 2017년 상장 이후 순자산 규모가 440억원까지 늘어났다. 미국 S&P500 구성종목 가운데 지난 25년간 꾸준히 배당이 증가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동시에 S&P500 콜옵션 매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S&P500 고배당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고 동시에 S&P500 1개월 콜옵션을 매도함으로써 옵션 프리미엄(약 0.6%)을 받는 전략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에는 ATM ETF와 5% OTM(Out of The Money) ETF가 2종씩 상장돼 있다"며 "횡보 가능성을 높게 보거나 하락을 방어하고 싶은 경우 ATM ETF를 선택할 수 있고,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하락을 일부 방어하고 싶은 경우 OTM ETF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 OTM ETF는 현재 주가지수보다 행사 가격이 5% 높은 콜옵션을 매도하는 상품이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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