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영복체' 뺀 국정원, 61년 전 '김종필 원훈' 택했다
입력 2022-06-24 16:50  | 수정 2022-06-24 17:23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라고 적힌 국정원 원훈석 / 사진 = 국정원 홈페이지
"정보기관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
"첫 원훈 사용하자는 의견 절대 다수"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복원

문재인 정부 때 국정원에 세워진 원훈석이 1년 만에 교체됐습니다. 원훈석에 새겨진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라는 글귀가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는 고(故) 신영복 교수의 글씨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자, 국가정보원은 61년 전 사용한 첫 원훈석을 다시 사용한다고 전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전·현직 직원들 사이에서 '신영복체' 논란이 제기됐던 원훈을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복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021년 6월 변경된 이전 원훈석 서체가 정보기관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직원 설문조사를 한 결과, 첫 원훈을 다시 사용하자는 의견이 절대 다수였던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라고 적힌 문재인 정부 때 바뀐 국정원 원훈석 /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6월 문재인 정부 시절 당시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정원 창설 60주년을 맞아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원훈을 교체했습니다.

하지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0년 동안 복역한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 글씨를 본뜬 '신영복체'로 쓰여져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에 따라 불과 1년 만에 교체된 겁니다.

이번에 바뀐 원훈은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1961년 창설됐을 당시, 초대 중앙정보부장인 김종필 전 총리가 지은 것입니다. 1998년까지 37년 간 사용된 바 있습니다.

원훈석의 경우 길이 4m, 높이 1.7m, 두께 0.38m 크기의 화강석 재질로, 국정원은 이를 국가기록물로 보관해 오다가 다시 꺼냈습니다.

김규현 국정원장은 "첫 원훈을 다시 쓰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 문구 그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의미"라며 "직원들 모두 이 원훈을 마음에 새겨 앞으로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업무에 매진하자"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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