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확보 못 해 궐석 재판…"러시아 밖으로 나가면 체포 요청"
미하일 로마노프(32), 전차부대 지휘관으로 키이우 공세 참전
미하일 로마노프(32), 전차부대 지휘관으로 키이우 공세 참전
우크라이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 군인에 대해 첫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우크라이나 법원이 러시아군 성범죄 사건을 다루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법원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살해, 성범죄 등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군인 미하일 로마노프(32)에 대한 예비심문을 진행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의 외신이 전했습니다.
해당 재판을 보도한 기사 / 사진=영국 가디언 웹사이트 갈무리
우크라이나는 로마노프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상징적 의미로 피고인이 없는 궐석 재판을 열었습니다.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입니다.
로마노프는 지난 3월 9일 키이우 외곽 민가에 침입해 알렉세이 즈도로베츠(36)를 살해하고, 그의 아내 나탈리아(33·가명)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로마노프는 나탈리아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며 "입을 다물지 않으면 아들을 데리고 와 집안 곳곳에 흩어진 엄마의 뇌를 보여줄 것"이라고 협박했고, 보일러실에 숨은 나탈리아의 4살 아들 올렉시에게도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러시아 군인 한 명도 범행에 가담했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이번 재판에는 제외됐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살해, 성범죄 등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군인 미하일 로마노프(32) / 사진= 데일리메일 웹사이트 갈무리
옥사나 칼리우스 우크라이나 검사는 취재진에게 피해 여성이 사생활 우려를 이유로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칼리우스 검사는 "로마노프는 살아 있으며 현재 러시아에 있다"며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더라도 러시아가 로마노프를 넘길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가 러시아 밖으로 나가면 제3국에 체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마노프는 러시아군 전차부대 지휘관으로 키이우 공세에 참전했고, 현재 러시아 벨고로드주로 이전한 자신의 부대에서 복무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소셜미디어(SNS)에 로마노프의 사진과 혐의를 공개한 뒤 추가 범죄에 대한 제보를 받은 바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