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별장으로 추정되는 저택 두 채가 실체를 드러냈다고 가디언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탐사매체 연합인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와 러시아 독립 매체 메두자는 건설사의 이메일 수천개를 입수한 후 여기에 포함된 평면도·청사진·설계도 등을 분석해 폭로했다.
먼저 러시아 북부 카렐리아 지역에서 방 6개가 딸린 숲속 별장 하나가 지난해 착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별장에 설치된 비데의 가격은 개당 1만800달러(약 2337만원) 수준이고, 샤워기 헤드 역시 4600달러(약 597만원)짜리다. 또한 내부에 폭포가 쏟아지는 실내 수영장이 갖춰져 있다.
이 저택의 명의는 '프라임'이라는 회사로, 푸틴 대통령 측근인 은행가 유리 코발추크의 비영리 연합체가 소유한 곳이다.
푸틴 대통령의 소유로 의심되는 또 다른 저택은 지난 2018년 러시아 토지등기소에 '헛간'으로 등록된 건물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대형 유흥공간이 구비된 2층짜리 현대식 건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에는 60평 규모의 만찬장이 있고, 주방에는 그릴과 오븐, 일본식 철판 등이 있다. 또 34만5000유로(4억7200만원)짜리 오스트리아 양조 장비가 있어 하루에 맥주 47L를 만들 수 있다.
두 저택이 푸틴 대통령의 소유라는 단서는 없지만, 현지 주민 사이에서 이들 별장이 '푸틴의 저택'으로 불린다고 OCCRP는 전했다. 러시아의 한 매체도 두 저택을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 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로 선택한 곳"이라고 묘사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등록한 자산은 검소한 수준이다. 영국 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작은 아파트와 구소련식 자동차 2대, 트레일러 1대와 작은 차고, 11만파운드(약 1억7540만원)의 연봉이 전부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